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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피해 화장실로'…평창올림픽 개폐회장 혹한 대책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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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피해 화장실로'…평창올림픽 개폐회장 혹한 대책 비상

조직위 "방풍막 설치하고 관람객에게 방한용품 제공…대비 만전"

(춘천=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지난 4일 밤 올림픽 시설 준공식이 열린 강원 평창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장.


올림픽 개막 100일을 앞두고 관련 시설물이 준공된 것을 기념하는 테이프 커팅에 이어 화려한 불꽃과 함께 드림 콘서트가 막을 올렸다.

관람객 3만여명은 '2017 드림콘서트 in 평창'과 함께 '하나된 열정'으로 올림픽 성공을 기원했지만, 점점 몸으로 파고드는 한파는 막을 길이 없었다.

평창의 이날 오후 8시 기온은 영상 3.4도였지만 바람이 초속 8m로 분 데다 야간이어서 관중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훨씬 낮았다.

공연이 계속되면서 관람객 사이에서 저체온증 환자가 여기저기서 속출했다.

파악된 저체온증 환자만 10대부터 시작해 40대, 50대까지 6명이었다.

평창소방서는 "평창지역에서 평소에는 저체온증 환자가 많지 않은데 이날은 6명이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오들오들 떨던 일부 관람객은 추위를 피해 화장실로 대피했다.

개폐회식장은 하늘이 열린 개방형 노천 시설에서 일반 관람객이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은 화장실이 유일했다.

지구촌의 겨울 축제인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일이 하루하루 가까워지면서 대관령의 혹한이 올림픽 성공 개최의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개폐회식이 열리는 대관령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날씨가 변덕스러운 곳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10년간 2월 평균 기온은 영하 4.5도이고, 최저기온은 2008년 영하 14.8도까지 떨어졌다.

과거 10년간 대관령의 초당 평균 풍속은 3.6m였고, 최대 풍속은 무려 12.9m나 됐다.

평창올림픽이 개막하는 내년 2월 9일 오후 8시 평창의 기온은 영하 7.7도로 예상되고, 체감온도는 영하 14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측됐다.

체감온도는 0도 이하에서 초당 풍속이 1m 증가할 때마다 1∼2도씩 하강한다.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장을 찾은 관람객은 사전 행사와 입장, 퇴장 시간을 포함해 4∼시간 동안 혹한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초중고 학생 10만명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도록 한 강원도교육청도 이번 저체온증 환자 속출 사태를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도 교육청은 학생, 교직원 1인당 10만원씩 특별교부금을 지원해 동계올림픽을 직접 관람하도록 일선 학교에 안내했다.

민병희 교육감은 "올림픽 한파 문제는 관련 부서에서 준비하겠지만, 경기장 자체를 따뜻하게 할 수 없으므로 한계가 있다"면서 "가만히 앉아 있으면 저체온증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앉아서라도 움직이며 운동하는 방안, 보온 담요 같은 걸 착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대관령의 가혹한 추위와 바람 등의 기후 여건을 고려해 애초 지붕과 난방시설 설치를 강력히 요구했으나 예산 절감 때문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조직위는 2015년 3월 지붕과 난방시설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로 총 사업비가 확정되고 나서도 지붕 설치를 검토했으나 임시 시설로 시공되다 보니 하부 구조가 취약해 안전을 담보할 수 없었다.

취약한 하부 구조를 보강하는 데는 225억원이 소요되는 데다 공사 기간이 10개월이나 걸리기 때문에 개회식 이전까지 완공이 불가능했다.

이에 따라 개폐회식장에는 차가운 북서풍을 차단하기 위한 방풍막을 설치하고, 일반 관람객 좌석 주변에 히터 40대를 설치하는 대책을 마련했다.

히터는 난방면적에 따라 50㎡당 한 대씩 설치한다.

또 모든 관람객 3만5천명에게 일반 우의, 무릎 담요, 핫팩 방석, 손·발 핫팩 등 방한용품 세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스타디움 안에 따뜻한 커피와 차, 핫바, 호빵 등을 판매하는 고정 매점 10곳과 이동형 가판대 6대를 운영할 방침이다.

식전 행사와 본 행사에는 관람객의 추위 극복을 위한 참여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혹한과 함께 부상한 교통 문제의 경우 전 관람객을 세분화해 입장·퇴장 구역을 지정하고, 전용 수송도로를 지정해 병목현상을 방지하기로 했다.

개폐회식장 입장과 퇴장은 최단시간에 이뤄지도록 하고, 일반 관람객은 셔틀로 수송할 방침이다.

조직위는 "G-100일 기념행사에 옷을 두껍게 입고 오라고 사전에 홍보했지만, 가을 날씨여서 얇게 입고 온 사람이 있었다"며 "이번 기념행사를 계기로 문제점과 취약점을 보완하고, 혹한 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강조했다.

dmz@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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