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압박엔 찰떡 공조 과시…무역적자 문제엔 美日 '삐걱'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6일 압박 강화에 방점을 둔 대북공조로 미·일 동맹을 과시했지만, 무역문제에 대해서는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양국 정상은 전날 오찬과 골프회동, 만찬을 줄곧 함께하며 친교를 다졌지만, 정작 미·일 정상회담과 그에 이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이해관계가 걸린 경제 분야에서 파열음을 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일 이틀째를 맞아 아베 총리와 도쿄(東京) 모토아카사카(元赤坂)에 있는 영빈관에서 워킹런치(일하면서 먹는 점심)를 한 데 이어 정상회담을 하고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일 미국대사관에서 열린 미·일 기업 경영자 대상 간담회에서 "미·일 무역은 공정하지도 개방되지도 않았다"면서, 양국 간 무역 불균형 문제에 대해 포문을 열었다.
아베 총리는 워킹런치에서 "미·일 동맹은 아시아태평양, 세계 평화와 안정의 기초"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더욱 확고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함으로써 미·일 간 갈등 사안을 피해 가려 했으나 트럼프는 집요했다.
바로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문제, (일본과의) 무역문제, 군사적 과제에 대해 말할 것이 있다"면서도 "미·일 관계가 더욱 좋은 관계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동맹'에 방점을 뒀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공조에 더해 '무역'문제를 부각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격'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워킹런치에서 무역과 북한 문제 등에 관해 이야기했다"며 "특히 무역 분야에서는 적자를 줄이고 공정한 무역을 행하기 위해 큰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워킹런치에서 북한 문제를 포함해 국제정세 등에 대해 깊이 논의했다"며 "정상회담에선 국제정세와 경제, 양국관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짧은 발언이었지만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키워드는 '무역'이었고 이에 비해 아베 총리는 북한 문제에 무게중심을 뒀음이 분명해 보이는 언급이었다.
정상회담이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미·일 동맹이 지금처럼 긴밀한 적이 없었다"며 공고한 미·일 동맹을 토대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일본과 불공평한 무역관계 해소에 노력할 것"이라고 다시 언급했다.
일본의 북한에 대한 안보 위기에 대한 공조를 대가로, 무역적자 문제에 대한 일본의 양보를 압박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에 비해 아베 총리는 양국 경제문제에 대해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이끄는 '경제 대화'에서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에둘러 대답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시 경제 현안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자제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문제를 부각하기는 했지만,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 동맹과 유대 기조를 강조하듯, 일본에서 관심이 높은 납북 피해자를 "김정은(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귀국시키면 멋진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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