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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늦게 뜬 '에드먼턴 키즈' 박건우, 2017년 가을야구 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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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늦게 뜬 '에드먼턴 키즈' 박건우, 2017년 가을야구 지배

2008년 세계청소년 우승 멤버 정수빈, 허경민보다 늦게 1군 진입

올해 PO·KS 5경기에서 0.529 맹활약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년 전만 해도 박건우(27·두산 베어스)는 같은 팀이나 상대 팀 동기생들에게 부러움을 느껴야 했다.

2008년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함께 우승을 일군 동기생 정수빈과 허경민(이상 두산)은 이미 주전으로 뛰고 있었다.

청소년 대표 동기였던 다른 팀 선수들은 더 화려했다.

서울고 동기 안치홍(KIA 타이거즈)은 2009년 입단하자마자 주전 자리를 꿰차더니, 주전 선수로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김상수(삼성 라이온즈)와 오지환(LG 트윈스)도 주전 확보를 넘어 '팀의 미래이자 현재'로 주목받고 있었다.

하지만 2017년 가을, 가장 빛나는 1990년생 선수는 박건우다.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13타수 6안타(타율 0.462) 5타점 5볼넷으로 맹활약한 박건우는 2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번 가을 무대 타율이 무려 0.529(17타수 9안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박건우를 붙박이 3번타자로 쓴다. 박건우는 절정의 타격감으로 화답하고 있다.

최소한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같은 팀의 3루수 허경민이나 KIA 2루수 안치홍보다 박건우의 존재감이 컸다.

박건우는 2009 신인지명회의에서 2차 2라운드 전체 10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그해 드래프트는 '내야수 풍년'이었다. 김상수와 오지환이 1차지명 선수로 뽑혔고, 안치홍이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의 영예를 누렸다. 두산은 2차지명에서 허경민(2차 1라운드 전체 7순위)을 먼저 호명하고서, 박건우를 뽑았다.

박건우는 '고교 최고 외야수'로 평가받았지만, 스카우트들의 눈길은 내야수를 먼저 향했다.

프로 입단 후에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두산 외야진에는 김현수(필라델피아 필리스), 이종욱(NC 다이노스), 민병헌(두산) 등이 버티고 있었다.

박건우보다 늦은 2차 5라운드 전체 39순위로 지명된 정수빈은 빠른 발과 넓은 수비 폭으로 데뷔 첫해에 1군 선수로 자리 잡았다.

반면 박건우는 2009년 1군에서 5타석만 서고, 2010년 말 경찰야구단에서 군 생활을 시작했다.

전역 후에도 박건우는 백업 외야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2015년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 16타수 5안타(타율 0.313)로 깜짝 활약했고, 2016시즌을 앞두고 김현수가 미국 무대로 진출하면서 박건우도 신분 상승했다.

멍석이 깔리자, 거칠 것이 없었다.

박건우는 2016년 타율 0.335로 팀 내 타율 1위(전체 10위)에 올랐다. 김현수의 그림자를 떨쳐냈고 '에드먼턴 키즈' 선두 주자로 떠올랐다.

올해 정규시즌에서는 타율 0.366으로 전체 2위를 차지했고, 20홈런·20도루도 성공했다.

신인 시절 약점으로 꼽혔던 외야 수비는 수준급으로 올라섰다.

가을 무대 박건우의 성적도 가파르게 상승한다. 지난해 박건우는 팀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해 한국시리즈 4경기만 치렀고 타율 0.200(15타수 3안타)으로 부진했다.

올해는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1차전 등 5경기에서 이미 9안타를 생산했다. 이번 가을 두산에서 박건우보다 많은 안타를 생산한 타자는 플레이오프 MVP 오재일(19타수 10안타)뿐이다.

가을 무대 타율은 박건우(0.529)가 오재일(0.526)보다 조금 높다.

이제 90년생 동기들이 박건우를 부러운 눈길로 바라본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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