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영 효과'…더 견고해진 현대건설의 장벽
세터 이다영 3경기에서 블로킹 9개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09-2010부터 2016-2017시즌까지, 8년 연속 블로킹 1위를 차지한 양효진(28·현대건설)은 "내가 벤치에서 봐도 우리 팀 블로킹이 참 높고 견고하다"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캠벨, 김세영 선배 등 낮은 곳이 없다"고 설명을 이어가던 양효진은 "(이)다영이의 역할도 크다"고 강조했다.
블로킹에도 능한 이다영이 주전 세터로 등장하면서 현대건설의 블로킹이 더 견고해졌다는 의미다.
실제로도 그렇다.
이다영은 3경기 13세트에서 블로킹 9개를 성공(세트당 0.692개)했다. 매 경기 블로킹 3개씩을 성공하며 상대의 기를 꺾었다.
현대건설은 개막 후 3연승을 내달리며 시즌 초반 V리그 여자부 판도를 주도하고 있다.
2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도드람 2017-2018 V리그 홈경기에서도 이다영의 '높이'가 빛났다. 이다영이 2세트와 3세트에서 쌍둥이 언니 이재영을 블로킹하는 장면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이다영은 "경기에 자주 나서니 블로킹도 늘어났다. 경기 전후로 감독님과 경기를 복기하면서 배운 점이 많다"고 했다.
주전 세터로 자리 잡으면서 '장점'이 빛을 발한다.
이다영은 여자부 6개 구단 주전 세터 중 키(1m79㎝)가 가장 크다. 선 채로 팔을 뻗어 재는 '스탠딩 리치'도 2m37㎝로 가장 길다.
여기에 특유의 탄력과 스피드를 더해 높고 빠르게 상대 공격수를 압박한다.
지난 시즌까지 현대건설 공격을 조율했던 염혜선(IBK기업은행)은 안정된 세트를 선보였지만, 블로킹에는 약했다.
염혜선의 2016-2017시즌 세트당 블로킹 득점은 0.092점이였다.
이다영이 주전 세터로 가세하면서 현대건설은 세트당 0.5개의 블로킹 성공이 늘어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예전에도 현대건설의 장점은 높이였다.
현대건설은 2013-2014부터 2016-2017시즌까지 4년 연속 팀 블로킹 1위에 올랐다.
1m90㎝대 장신 센터 양효진과 김세영이 높고 단단한 벽을 쌓았다. 1m89㎝의 외국인 레프트 엘리자베스도 상당한 높이를 갖췄다.
여기에 세터 이다영까지 블로킹 득점을 올린다.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치른 3경기에서 모두 블로킹 부문 우위를 점했고, 3승을 챙겼다. 세트당 블로킹 득점 3.462로 이 부문 2위 흥국생명(2.308)을 크게 앞선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현대건설은 '이다영 효과'를 충분히 누리고 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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