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현 상황 두려워…북한 가겠다" 방북의사 공식화(종합)
트럼프 행정부는 부정적 기류…"中 통한 북핵 해법엔 회의적"
'트럼프-카터 비교적 호의적' 눈길…오바마엔 "대북 대화 거부" 비판
(뉴욕·서울=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김수진 기자 = '한반도 위기 해결사'를 자처해온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93)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방북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다.
그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4년 북한을 전격 방문해 북미 협상의 물꼬를 마련했고, 2010년 2차 방북에서는 억류 미국인의 사면을 끌어내기도 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선데이리뷰' 인터뷰에서 북한을 방문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말에 "그렇다, 갈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측의 거친 설전에 대해선 "나 역시 이 상황이 두렵다"면서 "그들이 무슨 일을 할지 모르겠다. 그들이 각자 체제를 유지하는 것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은 이제 한반도와 일본, 태평양에 떨어져 있는 우리 영토, 어쩌면 미 본토까지도 파괴할 수 있을 정도로 개선된 핵무기를 가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부친(김정일)보다 더 신경과민 상태이고 예측이 어려워 훨씬 불안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행동을 취할 것으로 판단하면 선제조치를 단행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특히 김정은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몹시 과대평가하고 있다"며 과도한 '중국 역할론'에도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내가 알기로는 김정은은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고, 그들은 아무런 관계도 맺고 있지 않다"면서 "김정일은 중국에 갔었고 무척 가깝게 지냈다"고 설명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가까운 사이인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통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트럼프 행정부를 돕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으나 부정적인 답변만 들었다고 전했다.
다만 "맥매스터 보좌관에게 '필요하다면 나는 언제든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현재까지 '카터 방북'에 대해서는 부정적 기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민주당 출신인 카터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비교적 호의적 관계를 맺고 있는 기류에 주목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언론이 다른 어떤 대통령보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가혹하다"고 꼬집었고,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들의 국민의례 거부인 '무릎 꿇기' 퍼포먼스에 대해서는 "국가 연주 때에는 모든 선수가 기립하기를 바란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한 것은 명백해보인다"면서도 "실제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부부는 민주당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에 투표했다"고도 밝혔다.
오히려 전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서는 "북한과의 대화를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카터 전 대통령의 대담성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힌 적이 있다"면서 "대담한 이번 (방북) 제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받아들일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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