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미인도' 도마에…"평론가가 작가를 넘어설 순 없다"
"작품은 감정하는 사람에게 스스로 말을 한다"
(세종=연합뉴스) 이웅 기자 = 1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26년째 진위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미인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미술평론가인 최광진 이미지연구소장은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적 식견으론 작품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작가"라며 "평론가가 작가를 넘어설 순 없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작품이 공개됐을 당시(1991년)는 작품 유통도, 전시도 드물어 전문가가 없었다"면서 "작가의 의견을 무시하고 안목 감정을 통해 진품을 주장하는 건 모순이다. 작가 의견을 먼저 들어주고 증거가 있을 때 뒤집는 것이 정상이고 상식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기관에서 작가를 탄압한 사건이다. 저작권 등록을 국가가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단순히 작품의 진위 문제라면 26년을 끌 이유가 없다. 국가기관이 개입돼 있고, 선행 오류가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안위를 위해 덮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또 다른 증인으로 출석한 박우홍 전 한국화랑협회장은 "제 개인적인 소신으로는 (미인도)가 진품임을 확신한다"며 "화랑을 2대째 40여 년을 하고 있고, 10년간 천경자 화백의 표구 심부름을 지속해서 했었기 때문에 선생(천경자)에 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은 "도상으로만 작품을 보아오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실물을 봤다"며 "작품은 감정하는 사람에게 스스로 말을 한다. 저는 그 작품이 얘기하는 걸 제 나름으로 들었다"고 했다.
미인도는 1991년 3월 국립현대미술관의 전국 순회전을 통해 공개되면서 위작 논란에 휩싸였다. 2015년 작고한 천경자 화백은 당시 미인도를 본 뒤 위작이라고 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자기 자식인지 아닌지 모르는 부모가 어디 있느냐"는 말을 남기고 그해 4월 미국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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