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색 빼고 난민문제 공략…오스트리아 극우 전략 통했다
佛국민전선·獨AfD와 차별화로 유권자 안심시켜…연립정부내 역할 주목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오스트리아 극우 정당인 자유당이 15일(현지시간) 총선 후 제2 또는 제3당으로서 국민당과 권력을 분점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독일 총선에 이어 유럽 정치가 또다른 전환점을 맞고 있다.
독일 DPA통신 등 외신들은 총선을 이틀 앞둔 13일 유럽의 다른 극우 정당과 차별화한 전략이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자유당의 선전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1950년대 나치 부역자들이 만들었다는 태생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유당은 1980년대 외르크 하이더가 외국인 혐오, 포퓰리즘 선동으로 당의 극우 색채를 강화하기 전까지는 성장,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우파 정당의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프랑스 국민전선이나 이번에 독일 의회에 입성한 AfD 등 유럽 정치의 변방에만 머물렀던 극우 정당과 달리 자유당은 1983∼1987, 2000∼2005년 연립정부에 참여했다.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48) 자유당 대표는 이번 총선 후 부총리로 취임할 가능성이 큰데 2차 대전 후 유럽에서 극우 정당 대표가 부총리에 오르는 첫 사례가 된다.
슈트라헤는 젊었을 때 바이킹 청년단이라는 극우 조직에서 활동했던 모습이 사진으로 공개되자 반공주의 단체인 줄 알았다면서 "나는 결코 네오나치가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이번주 슈티리아의 자유당 시의원이 행사때 나치식 경례를 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자유당은 재빨리 이 의원의 자격을 정지하고 공식 유감을 표명하는 등 나치색 차단에 총력을 쏟았다.
정책에서도 유럽연합(EU) 탈퇴를 외치는 국민전선, AfD와는 달리 EU 개혁을 요구하면서 중도 우파 정당에 가까운 노선을 걷고 있다.
난민 문제에 대해서는 국경 경비 강화, 외국인 범죄자 추방, 망명 신청자 복지 예산 삭감 등 강경한 정책을 내세웠다.
작년 대선 때부터 난민 문제와 국내 복지, 일자리 문제를 연관시켰던 자유당의 선거 전략은 중도 우파 국민당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국민당의 제바스티안 쿠르츠 당대표는 난민 이동 경로인 발칸루트 뿐 아니라 지중해 루트도 폐쇄해야 한다고 말해 슈트라헤 대표는 그를 두고 "내 팬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스트리아 극우 문제 전문가인 안드레아스 페함은 DPA 통신 인터뷰에서 "슈트라헤 대표는 자신이 젊었을 때 네오나치 서클에 있었다는 걸 인정하고 거기에서 멀어졌다는 점을 효과적으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2000년 국민당과 자유당이 연정을 꾸렸을 때는 EU가 제재에 나서고 연일 반대 집회가 연일 벌어졌지만 이번에는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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