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공공기관, 통일대비 보건의료 네트워크 구축해야"
통일보건의료학회 "남북한 보건의료체계 통합 방안 고민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핵실험 등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긴장되고 있지만, 보건의료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정부와 산하기관이 공동 네트워크를 구축해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통일보건의료학회는 13일 동국대학교에서 '통일준비와 보건의료 정책'을 주제로 추계학술대회를 열고, 통일을 대비하기 위한 보건복지부·건강보험심사평가원·국민건강보험공단·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역할을 조명했다.
학회는 우선 이들 정부기관은 보건의료체계의 통합 방향성에 대한 기조부터 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건강보험 제도를 그대로 북한 의료 시스템에 적용할지, 아니면 남북한 의료 시스템의 장점을 살리는 새로운 방안을 개발할지부터 결정해야 한다는 게 학회 측 분석이다.
학회는 이를 위해 복지부가 보건의료 관련 정부기관이 참여하는 공동 네트워크를 만들어 공론의 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관별 세부 역할에 대해서는 ▲ 통일 지향형 심사체계 구축 및 의료 서비스 표준화(심평원) ▲ 북한 주민을 포함한 건강보험 보험자 개념 및 역할 정립(건보공단) ▲ '북한 보건의료지원 아카데미' 교육프로그램 확대(국제보건의료재단) ▲ 실태조사를 통한 남북한의 보건의료·사회보장 관련 데이터베이스 구축(보사연) 등을 주문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윤석준 고려의대 교수는 "보건의료 관련 정부기관들이 '친 통일 정책 기조'를 수립하고, 지금부터 통일대비에 나서야 혼선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패널로 참여한 전문가들도 통일보건의료학회 의견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소영 심평원 연구조정실장은 "목표는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 사용과 형평성 안에서 의료의 질이 보장되고 궁극적으로 국민건강을 달성하는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이 보건의료시스템에 가져올 변화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통일에 대한 '방향키'를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철수 보사연 통일사회보장연구단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반도 통일'보다 '한반도 평화'로 대북정책의 중심축이 이동했지만, 비정치 분야인 보건의료 사업을 평화구축의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며 "통일에 대비한 체계적인 보건의료 관련 연구가 국가 차원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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