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공무원이 필로폰 밀수·투약 가담…검찰 구속기소
도청 6급 공무원 등 마약사범 6명 적발…액상 대마 밀수에 형제 가담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현직 공무원이 필로폰 밀수에 가담하고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직 공무원이 마약 밀수로 검찰에 적발된 사례는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박재억 부장검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도청 6급 공무원 구모(50)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구씨는 올해 4월 채팅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알게 된 이모(40·구속기소)씨, 최모(45·구속기소)씨와 공모해 태국에서 필로폰 약 10g을 김해공항으로 밀수한 혐의를 받는다.
구씨와 이씨가 밀수에 필요한 수백만원대 자금을 조달하고, 최씨가 해외에서 마약을 직접 갖고 입국하기로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최씨는 입국 과정에 세관 검색대에서 적발됐고 5월 재판에 넘겨졌다.
최씨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뒤 공범의 존재를 진술했지만, 이들의 인적사항을 알지 못해 수사는 난항을 겪었다.
검찰은 최씨의 휴대전화 포렌식, 계좌 추적 등의 방법으로 공범을 추적해 지난달 구씨와 이씨 2명을 체포했다.
특히 검찰은 도청 주차장에 주차된 구씨의 차 트렁크에서 필로폰 투약에 사용된 주사기와 알코올 솜을 발견해 그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도 추가로 적발했다.
아울러 검찰은 20대 형제가 액상 대마 밀수에 가담한 사실도 적발해 마약류 관리법 위반(대마) 혐의로 총 3명을 재판에 넘겼다.
미국 유학생 형 오모(27·구속기소)씨와 국내 대학생인 동생 오모(23·불구속기소)씨는 허모(33·구속기소)씨와 공모해 올해 6∼9월 미국에서 7차례에 걸쳐 액상 대마 카트리지 31개를 밀수한 혐의를 받는다. 허씨는 형 오씨의 카투사 선임병이었다.
먼저 미국에서 형 오씨가 국제우편을 이용해 액상 대마 수령지를 심부름업체로 보냈다. 이후 허씨가 심부름업체에 지하철역 무인보관함에 액상 대마를 넣어두도록 하면 동생 오씨가 이를 찾아 허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세관은 국제우편물 속에 마커 펜으로 위장한 액상 대마를 적발해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에 검찰은 무인보관함으로 대마를 찾으러 온 동생을 검거하고 같은 날 국내에 있던 형도 붙잡았다.
형 오씨는 액상 대마 카트리지를 국내로 보낼 때마다 회당 수십만원을 허씨로부터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SNS와 인터넷을 이용한 거래, 항공편과 국제우편의 발달로 마약류 수입이 늘고 있다"며 "세관 등 유관기관과 협력을 강화해 마약류 유통·공급 사범에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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