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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로 돌아간 실험…낙엽 사이에서 갈림길에 선 넥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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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로 돌아간 실험…낙엽 사이에서 갈림길에 선 넥센

7위로 시즌 마감…5년 만에 PS 진출 실패

트레이드 4건으로 선수단 재구성…내년에는 성과 보여줘야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모기업이 없는 프로야구단 넥센 히어로즈는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KBO리그 신흥 강호로 떠오른 구단이다.

2014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이 최고 성적으로 우승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모기업의 지원 없이 젊은 선수를 육성해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려 프로야구단의 새로운 모델로까지 인정받았다.

구단 운영에 자신감을 얻은 넥센은 2017년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운영팀장이었던 장정석 감독에게 사령탑을 맡겼고, 1군에 불펜코치를 두는 대신 전력분석을 강화했다.

현장 경험이 없는 대신 오랜 기간 일해 구단 사정에 밝은 장 감독에게 필드 매니저를 맡겨 '시스템 야구'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게 넥센의 복안이었다.

그러나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다.

넥센은 69승 73패 2무, 승률 0.486으로 정규시즌을 마쳐 7위에 그쳤다.

시즌 중후반까지 4∼6위를 유지하던 넥센은 9월 이후 4승 15패 1무, 승률 0.211로 같은 기간 승률 최하위의 부진에 빠졌다.

결국, 넥센은 5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해 쓸쓸한 가을을 맞이하게 됐다.

넥센의 부진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방향성을 상실한 구단의 행보가 가장 눈에 띈다.

넥센은 이번 시즌 KBO의 전체 트레이드 8건 가운데 4건을 진행하며 적극적으로 선수단 재구성에 나섰다.

모그룹이 없는 넥센의 선수단 운영 기조는 '실속'으로 규정할 수 있다. 유망주, 혹은 저평가된 선수를 다른 구단보다 먼저 파악하고 트레이드로 데려와 주전으로 키우는 데 구단 역량을 집중한다.

또한, 자팀 출신 고액 FA 선수와는 무리해서 계약하지 않고, 미리부터 대체 선수를 준비해 빈자리를 채운다.

넥센의 이러한 방식은 꾸준히 성공사례를 남겼지만, 올해 트레이드는 다소 성격이 달랐다.


넥센을 떠난 선수는 풍부한 1군 경험으로 '즉시 전력감' 선수이며, 반대급부로 온 선수는 대부분 유망주다.

정규시즌 144경기를 치르려면 주전급 선수는 많을수록 좋다. 넥센은 '미래를 준비한다'는 이유로 유망주 수집에 열을 올렸다.

시범경기 기간 NC와 강윤구↔김한별 트레이드를 시작으로 SK와 김택형↔김성민, kt와 윤석민↔정대현·서의태, KIA와 김세현·유재신↔손동욱·이승호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이러한 트레이드는 KBO리그에서 유사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며, 메이저리그에서는 주로 하위권 팀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진행한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정규시즌에서도 마지막까지 순위싸움을 벌인 구단의 트레이드라고는 보기 힘들다.

넥센이 트레이드로 받은 선수 중 당장 1군 전력에서 도움이 된 건 좌완 김성민 하나뿐이다.

그러나 넥센은 누가 보더라도 현재보다 미래를 준비하는 것처럼 보이는 트레이드 이후 '총력전'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9월 초 장 감독이 가을야구를 위해 모든 전력을 쏟아 붓는다는 선언을 하고 난 뒤, 넥센은 오히려 성적이 떨어졌다.

구단이 현재와 미래 사이에서 갈 길을 잃고 헤매는 사이, 선수단은 역량을 집중해야 할 명분을 찾지 못하고 함께 표류했다.

그 결과가 시즌 막판 부진과 7위라는 성적표다.

그래서 넥센의 내년 시즌 성적이 중요하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수가 주전으로 성장해 다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2017년을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 남길 수 있다.

그러나 반등에 실패하면, 넥센의 겨울은 더욱 길어질 우려가 있다.

4b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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