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에르토리코서 자화자찬 일색…"상처주는 말 멈춰야"
"카트리나 땐 1천여명 사망했는데…푸레르토리코가 할 일 하지 않는다"
美 언론 "정부 구호실적만 강조…시험대에 섰으나 실패"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함께 허리케인 '마리아'가 휩쓸고 간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찾았다.
정부의 늑장·부실대응을 비판해온 푸에르토리코 수도 산후안의 율린 크루스 시장과 지난주 트위터에서 격한 설전을 벌인 뒤에 이뤄진 방문이다.
그러나 미국 언론은 "상처받은 푸에르토리코를 보듬는데 완전히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푸에르토리코 공군기지에서 현황 보고를 받은 뒤 당국자들에게 "진짜 재앙이었던 카트리나 때 1천여 명이 사망한 데 비해 이번에는 16명만 사망한 데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해냈는지 알 것"이라면서 "이번이 훨씬 더 힘든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 작업은 텍사스와 플로리다를 강타했던 '하비'나 '어마' 때처럼 능숙했다"고 자화자찬했다.
그는 푸에르토리코 구호를 위한 예산 집행을 염두에 둔 듯 동행한 믹 멀베이니 예산국장을 지목하면서 "기존의 예산 계획을 흔들어놓았다"고도 했다.
또 "푸에르토리코가 충분히 할 일을 하지 않는다. (연방정부 지원인력 등이) 길도 다 치우고 통신도 복구했는데도 트럭 운전사들이 구호품 공급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며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을 받은 뒤 한 교회에서 피해자들과 만나 쌀을 나눠주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어색한 조우'를 한 크루스 시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정치가 아니라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며 "대통령은 푸에르토리코에 상처를 주는 말을 쏟아내는 일을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푸에토리코 방문을 통해 또한번 시험대에 섰으나 그들의 곤경을 이해하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완전히 실패했다"고 혹평했다.
뉴욕타임스도 "트럼프 대통령은 피해자들의 상황에 공감하기 보다는 정부의 구호 실적만 강조하는데 치중했다"고 꼬집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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