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보조금없이 건설된 첫 태양광발전 가동…"기념비적 순간"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에서 처음으로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고 건설된 태양광발전단지가 가동을 시작해 신재생에너지 지지자들 사이에 "기념비적인" 순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민간 태양광발전업체인 아네스코가 영국 중부 베드퍼드셔에 조성한 10MW 규모의 태양광발전단지가 전날 클레어 페리 기업·에너지부 차관 등 외부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동을 시작했다. 발전용량은 2천500여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이 단지는 '재생에너지 의무비율할당제'(RO) 또는 '차액계약제도'(CFDS) 등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기 위해 제공하는 보조금 제도 없이 영국에서 건설된 첫 태양광발전단지다.
영국 정부가 2014년 도입한 차액계약제도는 권리행사가격(투자비를 반영한 전력가격)이 기준가격(영국시장 평균 전력판매가격)보다 높으면 정부가 발전사업자에 차액을 지급한다. 반대로 기준가격이 권리행사가격보다 높으면 발전사업자가 차액을 정부에 반환하는 방식이다.
발전사업자가 발전시설을 건설해 15~30년 운영해 건설비용을 충당하는 방식으로 불확실성이 큰 장기 사업인 까닭에 정부가 일정 판매가격을 보장해준다.
이 태양광발전 단지는 보조금을 받아 건설된 기존 태양광발전단지 인근에 건설됐다.
또 부근에 6MWh 배터리 저장시설(battery storage facility)도 이미 설치된 입지로 아네스코 스티브 샤인 대표는 이런 입지가 민간 펀드에 이 프로젝트 건설비 투자를 설득하는 데 중요한 요소였다고 말했다. 이 단지의 건설비는 전액 민간 펀드가 댔다.
애널리스트들은 입지를 기존 태양광발전단지 인근으로 삼은 게 건설비를 줄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에너지 컨설턴트업체인 콘월에너지의 컨설턴트 피터 애서턴은 "함께 쓸 수 있는 인프라가 이미 있다는 점이 건설비에 큰 차이를 만든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이익단체인 태양광거래협회는 이 프로젝트는 예외적인 '탐험적' 프로젝트라며 태양광발전에 정부 보조금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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