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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관광지 부산 흰여울마을 주민 엇박자 행정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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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관광지 부산 흰여울마을 주민 엇박자 행정에 반발

영도구 해안 절벽에 7층 건물 신축 허가…"풍광 훼손해 마을 존폐 위협"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 영도 해안 절벽 위에 자리 잡아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흰여울마을에 최근 7층 건물 신축이 허가돼 주민이 반발하고 있다.


영도구가 흰여울마을에 몇 년간 30억원 이상의 사업비를 들여 도시재생사업을 벌이다가 마을 풍광을 훼손하는 건물 신축을 허가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영도구는 최근 흰여울마을 내 K 교회가 신청한 7층(지하 3층·지상 4층)짜리 건물 신축 허가를 승인했다고 26일 밝혔다.

교회 측은 기존 건물이 낡고 주차공간이 부족한 반면 신도는 증가해 건물 신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영도구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건물 신축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주민들은 절벽 경사지역에 들어선 마을 특성상 지하 3층 규모로 건물을 지으려면 땅을 파내야 해 주변 주택에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또 해안 절벽 경사면을 따라 2∼3층 높이로 키를 맞춰 집을 지은 마을에 4층 높이의 건물이 들어서면 조망권·일조권 피해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주민들은 이번 건축허가 승인이 마을 난개발을 부추기고 풍광을 훼손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일관성 없는 영도구 행정을 비판하고 있다.

영도구는 2013년 영화 '변호인' 촬영지로 흰여울마을이 인기를 끌자 지지부진하던 뉴타운 사업에서 마을을 배제하고 풍광을 보존하면서 마을 활력을 되찾는 도시재생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흰여울마을은 2014년 정부의 도시활력증진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3년간 예산 33억원이 집중적으로 지원되고 있다.

좁고 어두웠던 골목·계단이 개선되고 주민커뮤니티 시설 등이 들어서는 등 마을이 변모해 관광객 발길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대책위는 건물 신축 허가는 마을 도시재생 흐름에 역행하고 오히려 마을 존폐를 위협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양미 대책위 관계자는 "도시재생사업으로 마을을 살기 좋게 해주겠다더니 느닷없이 건축 허가를 내주는 영도구의 이중적인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며 "수년간 외부인이 주택 다수를 매입한 상황에서 건축허가 신청이 이어질 수 있어 이번 건물 신축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영도구 관계자는 "건축주가 관련 법령에 맞게 허가 신청을 하면 거부하고 제재할 방법이 없다"며 "건축주에게 공사안전 문제나 사생활 침해, 층수 완화 등을 요구하는 주민 의견을 전달하겠지만 강제사항은 아니다"고 말했다.

흰여울마을 사례는 2014년 감천문화마을 조성 및 공동체 육성 조례를 제정해 시행하는 사하구 감천문화마을과는 대조적이다.

사하구는 마을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각종 인·허가, 건물 철거, 도시계획 변경은 물론 건축물 디자인이나 색깔 선정까지 구청과 협의하고 주민·활동가·전문가 등으로 구성한 자문위원회를 거치도록 했다.


win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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