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터넷방송서 돈버는 기교 가르치는 '왕훙학원' 등장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의 한 대학이 인터넷 개인방송으로 인기를 끌어 돈을 버는 비법을 가르치는 왕훙(網紅·파워 블로거) 학원을 개설하면서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21일 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충칭(重慶)공정학원이 지난 19일 '스타·왕훙 학원'이라는 새로운 학과과정을 개설했다. 3개월간 개성 창조, 생방송 기교, 이미지 설계, 연기, 심리학, 인기 영상 촬영법, 앱 사용법 등을 수강하게 된다.
30개 학과에 1만3천500명의 재학생을 두고 있는 이 공과대학은 신설 왕훙학원 과정에 이미 19명의 신입생을 선발해 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網絡)에서 인기 있는 사람(紅人)을 뜻하는 왕훙은 인터넷 개인 생방송을 통해 패션, 음식, 여행, 게임, 화장품, 유아용품 등의 소비를 주도하는 스타를 말한다. 왕훙경제의 규모만 1천40억 위안(17조원)에 이른다는 중국 내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대학이 시류에 영합해 돈벌이에 나선 것이라며 비난 여론이 비등한 상태다.
충칭공정학원 측은 "독립된 대학원이나 전문대학이 아니며 기업과 협력해 진행하는 인터넷 콘텐츠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라며 "일부 학생들의 취업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훙학원'을 합작 운영하는 충칭뮤인(謬音)문화미디어는 "향후 이 과정을 수료한 학생들과 계약을 맺고 이들을 기업 전담용 MC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기존 왕훙들을 강사로 초빙해 생방송 도중 '선물'을 요구하는 기교법 같은 실전 경험도 전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같은 교육과정도 운영 중이라며 3개월 수강료가 3천980위안(약 69만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중국 과학교육연구원 추차오후이(儲朝暉) 연구원은 "대학이 이런 과정을 개설하는 것은 엄숙하지도, 이성적이지도 않은 행위"라며 "왕훙은 아직 직업이라고 말할 수 없고 실질 학문적 교육적 내용도 담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 네티즌도 '학원'이라는 두 글자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비난 댓글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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