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강 차관 "국민 의견 반영한 체육정책 만들겠다"
'국민과 함께하는 체육청책 포럼' 첫 개최…의견 청취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가 새 정부 기조에 맞춘 체육정책을 만들기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14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 2층 서울홀에서 체육 분야 종사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과 함께하는 체육 청책(聽策) 포럼'을 주재했다.
새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체육 분야 문제점과 개선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직접 듣고 중장기 비전을 듣기 위한 마련한 자리다.
노태강 차관은 '청책 포럼'이라는 말에 걸맞게 포럼 시작에 앞선 인사말에서 "이 자리에서는 입은 닫고 귀만 열어 놓겠다. 좋은 의견을 많이 개진해달라"고 주문했다.
포럼 자리 배치도 노 차관을 빙 둘러 에워싸는 원형으로 꾸며 참석자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생활체육과 학교체육, 엘리트 체육, 스포츠 산업, 체육정책, 장애인체육 주제 순으로 제안을 받았는데, 특히 학교체육 부문에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경기도 부천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한다는 한 참석자는 "지금도 남녀공학 고등학교는 탈의실이 없어 여학생들이 체육 시간에 화장실에서 갈아입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체육관에 8개월 된 딸을 데리고 갔다가 수유를 할 공간이 없어 낭패를 본 적이 있다"면서 여성의 체육 활동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포럼 참석자 중에는 현역 야구 선수로 서울대 수시모집에 합격해 '공부하는 야구 선수'로 화제를 모았던 이정호(서울대 체육교육학과)도 참석해 의견을 냈다.
이정호는 "서울대에 합격한 후 '주말 리그의 성공 케이스'라는 말에 의아했다"면서 "사실 중·고교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고 나중에 주말 리그를 만난 경우였기 때문에 지금처럼 운동선수를 공부 잘하게 하는 것보다 공부와 운동을 병행한 후 나중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쪽으로 현행 시스템을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맡은 이용수 세종대 체육학과 교수도 "우리만 유독 운동선수에 공부를 못 시켜 안달하고 있다"면서 "고교 때부터 운동선수에게는 본인이 필요한 과목을 중심으로 공부하도록 교과 과정을 만들고, 대학입시 때 30% 이상 반영함으로써 운동과 공부 모두 행복하게 하는 환경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손범규 중고탁구연맹 회장은 "스포츠클럽 활성화 차원에서 스포츠 강사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밖에 이영선 한국야구포럼 대표는 "운동 선수의 인성을 확인할 수 있는 생활기록부를 프로야구 드래프트 때 첨부하도록 하고, 프로 심판 자격의 국가 인증 제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육현철 한국체대 교수는 "체육 시설로 수영장을 선진국 수준으로 늘리고, 자격증을 가진 전문 지도자 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이날 수도권 포럼에 이어 중부권, 호남권 영남권을 돌며 포럼을 열어 체육 정책 아이디어를 수렴한 뒤 11월 전문가 포럼에서 대안을 마련한 뒤 12월 중에 그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노 차관은 마무리 발언에서 "포럼을 통해 알지 못했던 문제점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다"면서 "오늘이 시작이며, 모든 걸 해결할 수는 없어도 많은 걸 해결할 수 있도록 같이 고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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