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새 수장 이동걸, 금호타이어 매각 어떻게 추진할까
"기업 생존가능성이 구조조정 원칙…다양한 이해관계자 설득하겠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새 정부 들어 핵심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의 첫 수장이 된 이동걸 신임 회장은 기업 구조조정이라는 난제를 떠안게 됐다.
특히 우선매수 협상자인 중국의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무산 위기에 놓인 금호타이어[073240]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
11일 취임한 이동걸 회장은 산업은행의 현안으로 구조조정을 꼽았다.
이 회장은 내정자 신분이었던 지난 7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구조조정과 같은 현안을 빨리 해소하고 금융지원을 강화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말한 데 이어 이날에도 "산업은행이 정책적으로 떠맡은 것(한계기업)을 빨리 정리해주고 경제가 정상화되게 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조조정의 현안인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해 "현황 파악을 먼저 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으나 방향성을 예상할 수 있는 원칙을 제시했다.
그것은 기업의 생존 가능성과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설득이다.
이 회장은 "일자리가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1년 뒤 죽을 기업을 끌고 가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 기업을 지원하면 10년, 20년 갈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면 거기에 맞춰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똑같이 유동성 위기에 놓였을 때 한진해운은 포기하고 대우조선은 살릴 때 채권단이 내세운 이유 중 하나가 일자리였다.
대우조선은 거래 기업까지 포함하면 종사자들이 많기에 그대로 망하게 둘 수 없다는 '대마불사'의 논리였다.
이 회장은 일자리보다 구조조정의 기본 원칙인 '생존 가능성'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읽힌다.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무산되면 금호타이어는 채권단의 지원 없이는 독자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회장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꾸준히 설득하겠다고 밝혀 금호타이어의 매각 향방이 어떻게 변할지도 주목된다.
현재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만이 금호타이어를 정상화할 최선의 방안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금호타이어 노조와 지역사회, 정치권은 해외 매각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이 회장이 구조조정 현안을 빨리 해소하겠다고 밝힌 만큼 산업은행이 그동안 추진하고 있던 비금융 자회사 매각 작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은 출자 전환 등으로 소유하게 된 비금융 자회사 132개를 지난해부터 팔기 시작해 현재 105개사의 매각 작업을 완료했다. 금호타이어도 비금융 자회사 중 하나다.
산업은행은 아울러 사모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047040]과 KDB생명 등도 매각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진보적인 경제학자인 이 회장이 산업은행의 혁신을 어떻게 추진할지도 관심사항이다.
이 회장의 이날 취임 일성은 '변화'였다. 취임사의 첫마디로 "사회와 경제가 바뀌고 있어 금융도 바뀌고 산업은행도 바뀌어야 한다"며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산업은행의 조선업 구조조정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의 칼럼을 쓴 바 있어 앞으로 정책금융 운영방향의 선회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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