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도 양극화…5대그룹이 순이익 70% 차지
삼성·현대차 등에 쏠림 현상 계속…공정위 57개 공시대상기업집단 발표
자산 5조∼10조원 중 계열사 숫자 네이버 1위…카카오 가장 많이 증가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대기업 집단에서도 상위 5대 그룹에 매출과 이익이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현대차·SK·LG·롯데 등 상위 5개 집단의 매출이 전체 57개 대기업 집단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당기순이익은 무려 70%에 달하는 등 압도적이었다.
◇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 자산 1천842조원…정부 예산보다 4.3배 많아
공정거래위원회가 3일 발표한 자산 5조원 이상 57개 공시대상기업집단 현황을 보면 이들 기업의 올해 기준 전체 자산총액은 1천842조원에 달했다.
이는 정부가 제출한 내년 예산안 429조원보다 4.3배 많은 금액이다.
공정위가 작년 4월 1일 발표한 53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공기업 제외)의 자산 규모(1천753조원)와 비교하면 88조5천억원(5.0%) 늘었다.
공정위는 지난해까지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자산 규모 기준이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바뀌면서 올해부터 이와 별개로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은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 일부 규제를 계속하기로 했다.
올해는 5개 집단이 신규로 지정되고 1개 집단이 지정 제외되면서 집계 대상이 총 4곳 늘었다.
증감을 세부적으로 보면 52개 기존집단에서 66조4천억원이 늘었고, 5개 신규지정집단을 통해 34조4천억원이 증가했다. 지정에서 빠진 현대(12조3천억원)의 자산은 제외됐다.
대기업집단 평균 자산총액은 32조3천억원으로 전년(33조1천억원)보다 8천억원 줄었다.
자산규모 1위부터 5위는 삼성·현대차·SK·LG·롯데가 차지했다.
1∼31위 순위는 지난 5월 1일 발표한 자산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때와 같았다.
중흥건설은 분양사업 호조로 현금자산이 증가하면서 40위에서 35위로 뛰어올랐다. 태영은 개발부지 취득으로 자산이 증가하면서 44위에서 40위로 상승했다.
동국제강[001230]은 계열사 수 감소로 37위에서 45위로, 한진중공업[097230]은 계열사 주식 가치 하락으로 38위에서 52위로 각각 떨어졌다.
◇ 부채비율·매출액 하락…당기순이익은 증가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 계열회사 수는 1천980개사로 1년 전보다 310개사가 증가했다.
한 대기업집단 당 평균 계열사 수는 34.7개사로 지난해(31.5개)보다 3.2개사 많아졌다.
부채비율(이하 금융·보험업 제외)은 76.0%로 전년보다 3.6%포인트(p) 하락했다.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기업 총매출액은 1천233조4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4천억원 줄었다.
평균 매출액은 1년 21조6천억원으로 1조7천억원 감소했다.
총 당기순이익은 53조8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4조3천억원 증가했다. 평균 당기순이익은 9천400억원으로 100억원 증가했다.
자산총액 5조∼10조원 26개 대기업집단을 따로 보면 네이버는 계열사 수가 71개로 가장 많았다. 카카오(63개), 중흥건설(62개), SM(61개) 등이 뒤를 이었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등 회사 신설로 1년간 계열사가 18개사나 증가해 자산 5조∼10조원 규모 대기업집단 중 가장 많이 늘어났다.
이 가운데 부채비율이 많이 하락한 곳은 중흥건설(-58.77%포인트), 동국제강(-20.02%포인트)이었다.
한국지엠은 손실 지속에 따른 자본총액 감소로 무려 29,039%포인트나 뛰었다. 한진중공업(79.0%포인트)도 상승했다.
매출액이 크게 감소한 곳은 삼천리[004690](-8천300억원), 동국제강(-7천500억원) 등이었다. 중흥건설(8천700억원), 아모레퍼시픽[090430](8천400억원)은 크게 늘었다.
당기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곳은 사업 호조세인 코오롱[002020](3천900억원), 당기순손실을 축소한 한국지엠(3천500억원) 등이었다.
감소 폭이 컸던 곳은 해외조선소 투자 손실을 본 한진중공업(-2천700억원), 업황이 부진했던 동부[012030](-1천900억원) 등이었다.
◇ 상위 5개 집단이 시장 독식
올해 공시 대상 기업집단 지정 현황 특징은 상위 소수 대기업이 '파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상이 계속된다는 점이다.
삼성·현대차·SK·LG·롯데 등 자산총액 100조원 이상 상위 5개 집단이 57개 전체 기업집단에서 차지하는 자산 비중은 52.96%로 절반 이상이었다. 매출액은 56.20%, 당기순이익은 70.48%였다.
반면 하위 26개 집단이 차지하는 비율은 자산총액 10.27%, 매출액 9.49%, 당기순이익 9.59%에 불과했다.
자산 대비 경영성과도 상위 대기업이 월등했다. 평균자산 대비 평균매출액 비율은 상위 5개 집단이 0.710이었지만, 하위 26개 집단은 0.616에 그쳤다.
자산 대비 당기순이익 비율도 상위 5개 집단은 0.039였지만 하위 26개 집단은 0.027에 머물렀다.
공정위 관계자는 "상위 5개사 자산·매출·당기순이익 높은 비율은 작년과 비교해 크게 변화가 없어 부의 쏠림 현상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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