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對 아마존 對 MS…IFA 달군 AI 플랫폼 3파전
전자 업체와 손잡고 AI 탑재 제품 출시…영토 확장 '치열'
(베를린=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7'의 숨은 주인공은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 등 인공지능(AI) 플랫폼 업체들이었다.
다양한 기업들이 이들 업체와 손잡고 AI를 적용한 제품을 앞다퉈 선보였다.
소니와 파나소닉은 구글의 AI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스피커를 나란히 공개했다. 스피커 사양은 다르지만,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검색, 일정 확인, 음악 재생 등을 제공하는 기본 서비스는 동일하다. 양사가 구글 어시스턴트와 손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업체 치한과기(旗瀚科技)는 아마존의 AI 플랫폼 알렉사를 장착한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 '산봇 나노'를 선보였다. 중국 업체가 만들었지만, 브레인 역할을 알렉사가 하기에 중국어 대신 영어와 독일어를 한다.
독일 프리미엄 가전업체 밀레는 알렉사를 통해 제어가 가능한 스마트 가전을 대거 선보였다.
아마존은 특별 전시관인 IFA 넥스트(NEXT)에 아예 별도 부스를 마련해 자사 AI 플랫폼을 탑재한 제품들은 소개했다.
'투트랙' 전략을 쓰는 업체들도 있다.
LG전자는 하반기 전략폰 V30에 구글 어시스턴트 한국어 서비스를 적용했으나, IFA 부스에서는 알렉사를 탑재한 아마존의 AI 스피커 에코로 올레드TV 등 각종 가전 제품을 제어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레노버는 IFA에서 공개한 신형 태블릿 탭4 시리즈와 모토X 스마트폰에 아마존 알렉사, 노트북 요가920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코타나를 탑재했다.
음향기기 업체 하만은 상반기에 코타나를 탑재한 AI 스피커를 내놓은 데 이어 IFA에서는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스피커 2종을 선보였다.
삼성전자[005930]도 아마존 알렉사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을 연계하고, 구글의 AI 스피커 구글 홈과는 로봇청소기를 연동해 미국에서 음성 제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자기기 업체들이 앞다퉈 AI 플랫폼 도입에 나서는 이유는 생태계 확장과 효율성이다. 이미 광범위한 사용자층을 확보한 플랫폼을 활용하기 때문에 다른 서비스와 연동이 용이하고,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자체 인공지능 서비스에 힘을 쏟으면서도 글로벌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는 이유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지난 31일 기자 간담회에서 "빅스비(삼성 AI)가 사용자 환경을 제공한다면 검색은 구글과 협력한다"며 "경쟁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협력해야 발전한다"고 말했다.
AI 플랫폼 업체들은 생태계 확대를 위해 경쟁사와 협력도 마다하지 않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마존과 MS는 올해 말까지 자사의 AI 플랫폼을 상호 연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두 회사의 AI 음성 비서가 연동되면, 알렉사를 이용해 코타나를 소환할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AI 생태계가 한 단계 더 확장하는 셈이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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