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균이 한국으로?…"미세먼지 속 박테리아 83% 동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한·중·일 3국 초미세먼지 분석결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한국과 중국의 대기 중 초미세먼지(PM 2.5) 속에 들어있는 박테리아(세균) 중 83%가 겹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반면 한국과 일본은 이런 유사성이 73%로 다소 낮았다.
이는 중국에서 초미세먼지와 함께 박테리아가 섞여 함께 날아왔을 개연성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호·이재영·이승묵 교수 연구팀은 서울, 중국 베이징, 일본 나가사키의 초미세먼지에 든 부유 미생물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1년에 걸쳐 서울대, 중국 베이징대, 일본 나가사키대의 건물 옥상에서 각각 미세먼지를 채집한 뒤 서울대에서 총괄적으로 박테리아 DNA를 추출하고,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이 결과 베이징과 서울에서 발견된 부유 박테리아의 다양성은 각각 나가사키의 2배, 1.5배 수준이다.
세 도시의 미세먼지에서 검출된 부유 미생물은 프로테오박테리아(Proteobacteria), 페르미쿠테스(Firmicutes), 악티노박테리아(Actinobacteria)가 전체의 67.3%를 차지했다. 이들 박테리아는 모두 인체에서 발견되는 종이다.
박테리아 종의 유사성은 서울과 베이징이 83%, 서울과 나가사키가 73%를 각각 기록했다. 계절적으로는 겨울과 봄에 유사성이 높았으며, 여름에 가장 낮았다.
연구팀은 이런 유사성이 겨울과 봄에 시베리아 지역에서 불어오는 북서풍에 기인하는 것으로 봤다.
겨울에 중국의 대륙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박테리아를 포함하는 데다 겨울의 낮은 습도가 더해지면서 지표면에서 수분이 없는 상태의 박테리아를 공기 중에 떠오르게 한다는 것이다.
김호 교수는 "동아시아 주요 세 도시의 미세먼지에 섞여 있는 박테리아의 다양성과 유사성을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면서 "다만, 기상학적 관점에서 박테리아의 이동이 가능하다고 해서 중국의 박테리아가 한국과 일본으로 날아왔다고 단정하기는 힘든 만큼 추후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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