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숨진 여성도?" 70대 할머니 살해 용의자 DNA 일치
2014년 숨진 마을 여성 몸에서 검출된 DNA와 일치…성폭행·살인 혐의 수사
(목포=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같은 마을에 사는 할머니를 성폭행하려다가 살해한 남성의 DNA가 3년 전 숨진 마을 여성의 몸에서 검출된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를 토대로 여성이 병사한 것으로 판단했던 경찰은 성폭행 및 살인 혐의에 대한 재수사에 들어갔다.
24일 전남 목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박모(30)씨는 지난 15일 오후 2시께 전남 신안군 A(77·여)씨 집에 침입해 성폭행하려다가 반항하는 A씨의 얼굴을 이불로 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시신은 지난 18일 마을회관에 나오지 않는 A씨의 안부를 확인하러 간 주민들에 의해 뒤늦게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의 상태로 미뤄 성폭행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탐문수사 끝에 지난 19일 박씨를 검거했다.
지적장애 2급인 박씨는 평소 A씨와 별다른 왕래가 없었음에도 "앞서 A씨 집에 갔더니 숨져 있길래 얼굴로 이불을 덮어줬다"고 주장했다.
A씨의 사건기록을 검토하던 경찰은 박씨의 DNA가 2014년 6월 이 마을에서 병사한 B(49·여)씨의 몸에서 나온 것과 일치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3년 전 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함께하고 있다.
B씨는 홀로 살던 자택 안방에서 숨진지 사나흘가량 지난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국과수 부검에서 신원 미상 남성의 DNA가 검출되자 성폭행 가능성을 의심하고 50∼60가구가 사는 마을에서 4명의 DNA 샘플을 채취해 검사했으나 일치하는 사람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성폭행 여부를 규명하지 못한 채 간경화가 직접적인 사인으로 추정되며 외상이 없다는 국과수 소견을 토대로 B씨가 병사한 것으로 보고 사건을 종결했다.
이후 2015년 8월 절도 사건으로 검거된 박씨의 여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박씨의 DNA가 2014년 발견된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지만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다는 수사기록을 보고 수사 재개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 수사 과정에서 과거 성폭행이나 살인 혐의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박씨는 두 건 모두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지적장애가 있고 3년 전 사건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진술의 신빙성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과거 시신 부패로 성폭행 및 정확한 사인 규명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알고 있다. 수사에서 미흡한 점이 있었는지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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