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대환 "깨어있는 시민의 중산층 독재…한국민주주의 위기"
"하층노동자 정치 소외…카스트제도 닮은 임금 이중구조가 문제"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 옛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22일 하층 노동자들의 정치소외 현상을 지적하면서 "깨어있는 시민들의 중산층 독재가 이뤄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주 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국회에서 개최하는 '서민중심 경제란 무엇인가' 주제의 토론회 참석에 앞서 미리 배포한 발제자료를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하층 노동자와 가난한 사람은 풍요로운 경제생활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로부터도 소외돼있다"며 "총선에서 투표하지 않는 사람들은 바로 하층 노동자다. 그들의 임금소득은 면세점 이하라서 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정치에 관심을 별로 두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고대 아테네를 닮아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됐다"며 "오토바이를 타고, 피자를 배달하느라 바쁜 가난한 노동청년들은 촛불집회든 태극기 집회든 투표든 참여하지 않고, (그래서) 그들의 목소리는 잘 반영되지 않는 구조가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부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집회·시위에 참석도 하지 않고, 여론조사에 응답도 하지 않고, 투표도 하지 않는 사람을 다시 이 나라의 주인으로 불러오는 것이 서민중심경제의 목표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대표는 이어 "한국의 임금구조는 이중구조가 굳어지면서 마치 인도의 카스트제도를 닮아가고 있다. 격차가 큰 임금의 이중구조와 연금 불평등은 서민이 피부로 느끼는 가장 심각한 문제"라며 "한국당이 서민의 지지를 받는 제1 야당이 되기 위해서는 이 문제에 정면대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비정규직을 모두 없앨 수도 없고, 비정규직이 항상 나쁜 절대악은 아닐 것"이라며 "불편한 진실은 정규직의 해고가 지나치게 어렵게 돼 있으면 오히려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역설이었다. 오히려 유연한 고용제도와 안전망의 결합이 바람직하다"며 '노동시장 유연안전제도'를 제안했다.
그는 아울러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를 줄여나가야 한다. 같은 직장 안에서 동일노동을 하면서도 연공서열 때문에 약 3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은 노년층이 젊은 사람을 수탈하는 체제"라며 임금피크제 도입과 연공서열제 폐지를 주장했다.
김낙년 동국대 교수는 토론문에서 "보편적 복지와 보편적 과세가 결합해 자기부담 성격이 강한 서구 고복지 국가와 달리 우리나라는 자기 부담이 없는 사회부조의 성격"이라며 "증세에 대한 국민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우리나라는 정부의 각종 규제로 대규모 고용이 가능한 산업의 발전이 불가능하고, 분배는 확대되면서 경제가 그리스형으로 가고 있다"고 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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