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박근혜 구체제와 단절"…혁신위도 '인적쇄신' 스타트(종합)
인적청산 핵심은 '朴과 절연'…극소수 핵심친박도 타깃
친박 "朴출당론 부적절"…정치부담 탓 정면대응은 못해
洪 '흡수통합' 군불때기 vs 바른정당 "친박당 시즌2"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고상민 이슬기 기자 = '홍준표식 인적청산'의 큰 그림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홍준표식 혁신'의 핵심은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로 탄핵을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절연이다. 한국당의 재건과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한국당 위에 덧씌워진 '박근혜 프레임'을 벗어야 한다는 게 홍 대표의 확고한 인식이다.
홍 대표는 지난 16일 대구에서 열린 첫 번째 토크 콘서트에서 "(박 전 대통령이) 국정을 잘못 운영한 벌을 받고 있다. 앞으로 출당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며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공식화했다.
또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실패한 구체제와 단절하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며 "대통령은 결과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자리다. 그 책임은 무과실 책임이기도 하다"며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책임론을 거듭 부각했다.
홍 대표는 박 전 대통령 1심 예상 선고 시점인 오는 10월을 전후로 출당 문제를 처리하려면 수개월 전부터 공론화 과정을 밟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 처리 문제는 옛 친박(친박근혜)계 인적청산과도 직결된다.
홍 대표는 지난 18일 서울 강남역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 "국정파탄에 책임 있는 사람들은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며 친박 인적청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인적청산 폭에 대해서는 "국정파탄에 직접 책임이 있는 사람과, 그 외의 친박들은 구분해야 한다"며 "국정파탄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사람 이외에 박근혜 국정 지지세력들까지 전부 매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극소수 핵심 친박계 인사를 대상으로 '선별적인' 인적청산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옛 친박 의원들은 정면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으나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분위기다.
한 친박 의원은 "박 전 대통령 1심 재판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출당론을 공론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부적절하다"고 지적했고, 다른 의원은 "박 전 대통령 문제를 털고 친박 인적청산에 나서겠다는 수순 아니겠냐"고 말했다.
홍 대표의 '박근혜 출당' 공론화에 발맞춰 한국당 혁신위원회도 이르면 오는 25일부터 내부 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의 출당·제명·자진 탈당을 포함한 종합적인 논의를 시작한다.
일부 혁신위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와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가 당의 발목을 잡는 만큼 이 문제부터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다만, 논의 결과의 발표 시점을 두고는 혁신위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벌써 출당이나 제명 등을 거론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한 혁신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는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고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 문제도 자연스럽게 거론될 것으로 본다"며 "다만, 혁신위 차원에서 기한을 정해 결론을 발표하는 단계까지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홍 대표의 인적청산 구상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기되는 '보수통합론'과도 맞물려 있다.
박 전 대통령 출당 조치와 일부 친박계 핵심 인사에 대한 인적청산은 바른정당 의원들의 한국당 복당 명분이 될 수 있다.
이에 바른정당은 한국당 주도 보수통합론에 선을 그으며 자강론을 강조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을 내고 "바른정당이 (통합의) 중심이 될 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한국당과의 통합은) '친박당 시즌2'"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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