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용병사 블랙워터 설립자 아프간에 '용병' 공군 운영 제안
에릭 프린스 ,아프간에 제안… 정보수집ㆍ근접화력지원 임무 수행
경공격기ㆍ헬기 포함, 美ㆍ아프간 정부, 회의적 반응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세계 최대 용병 회사인 미국의 '블랙워터' 설립자인 에릭 프린스가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사설' 공군 설립과 운영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군사 전문매체 밀리터리 타임스에 따르면 에릭 프린스는 탈레반과 '이슬람국가'(IS) 등 반정부 무장세력을 상대로 대(對)반란전 임무를 수행하는 '사설 공군'을 설립해 운영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제안서를 아프간 정부에 3월 제출했다.
프린스가 제안한 사설 공군의 주 임무는 항공 정보수집과 근접항공지원(CAS) 임무다. 최근에 창설된 아프간 정부 공군이 반군 세력의 은신처 같은 항공 정보수집은 물론이고 반군과 교전 중인 아군에게 화력을 지원하는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데 착안한 것이라고 아프간 정부 소식통은 밝혔다.
노후화된 러시아제 Mi-17 수송 헬기를 운영 중인 아프간 공군은 미국 측의 제안으로 UH-60A 블랙호크 헬기로 교체할 계획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블랙호크 인도 시점이 빨라야 오는 2019년인 상황에서 조종사 훈련도 그 이후나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 해군 특전단(네이비실) 출신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아프간 전략 자문역할을 하는 프린스가 사설 공군 설립 제안서를 들고나온 것은 최근 사태 추이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이 천문학적인 예산과 군단급 이상의 병력을 투입하고서도 아프간에서 제대로 승전고를 울리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라 군사력 개입을 줄이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공백을 민간 전문업체들에 위탁하는 방안 검토작업에 나섰다.
실제로 NBC 방송, 더 힐 등 미언론은 트럼프가 지난달 국가안보팀 회의에서 아프간주둔 미군 사령관 존 니컬슨 대장의 해임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프린스가 제안한 사설 공군이 보유할 항공기는 우선 A-4 '스카이호크' 경공격기, 불가리아제 경공격정찰기(LASA) 'T-버드,' 우크라이나제 An-26 경수송기 등 고정익기가 포함돼 있다. 또 프랑스제 아에로스파시알 '가젤,' '슈퍼 푸마' 등 헬기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항공기는 정보수집 활동과 CAS 임무에 '안성맞춤'이라는 게 프린스의 주장이다. 프린스는 또 부상자들을 의료 후송하는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프간 공군이 작전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프린스의 이런 제안은 '임시 처방'으로 솔깃하게 들릴 수도 있다는 게 일각의 지적이다.
그러나 프린스의 이런 구상에 대해 미 국방부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특히 니컬슨 사령관은 제안 설명을 하겠다는 프린스의 면담 요청을 거부했다.
아프간 주재 미 대사를 지낸 로널드 뉴먼 미국 외교 아카데미 원장은 "갈리 아프간 대통령은 프린스의 법적 문제를 고려해 이런 제안을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군 자산을 사용하는 것보다 민간업체에 위탁하는 비용이 저렴하지 않다는 것도 또 다른 거부 요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랙워터는 2007년 이라크에서 비무장 이라크인들을 폭격해 논란을 빚은 용병 회사로, '전쟁 주식회사'로도 불린다. 그는 2009년 블랙워터의 지분을 매각한 후 홍콩을 본사로 하는 물류회사 프린티어 서비시스 그룹(FSG) 회장으로 변신했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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