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53회-증인 59명…숫자로 본 이재용 '세기의 재판'
2∼3일에 한 번씩 강행군…피고인 5명에 특검·변호인 등 30여명 공방
'가장 오래 한 마라톤 재판' 16시간…가장 늦게 끝난 건 새벽 2시27분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가 기소 후 "'세기의 재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보기 드문 각종 기록을 남겼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 전직 임원들의 재판은 지난 4월 7일 첫 정식 공판이 열린 이후 이날 결심 공판을 포함해 총 53차례 열렸다.
첫 공판부터 결심까지 123일이 걸린 것을 고려하면 주말을 포함해 평균 2∼3일에 한 번씩 공판이 열린 셈이다. 주 3차례 재판이 열렸다는 의미다. 통상의 재판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빠듯한 일정이다. 법원은 신속하고 효율적인 재판을 위해 '집중심리' 방식으로 강행군에 나섰다.
공식 집계는 아니지만 결심 공판 전까지 소요된 재판 심리 시간은 대략 472시간에 달한다. 이는 이 부회장 등 피고인들이 불출석한 채 진행한 3차례의 공판준비 절차를 제외한 시간으로, 공판준비 시간까지 포함하면 총 475시간이 소요됐다.
재판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특검 측에선 공소 유지를 위해 특검보와 파견 검사 등 5명 안팎이 나왔고, 변호인단은 20명 안팎이 출동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을 중심으로 한 전체 변호인단은 26명에 이른다. 피고인인 이 부회장과 삼성 전직 임원 4명까지 합하면 재판에 매번 직접 참여한 당사자와 관계자만 30명 안팎에 달한 셈이다.
쟁점이 많고 공방이 뜨거웠던 만큼 증인 숫자도 기록적이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씨,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총 59명이 증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60번째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법원의 구인장 발부에도 끝내 출석에 불응하면서 증인신문은 무산됐다.
특검팀과 변호인단이 증언의 신빙성을 두고 다투다 보니 이례적으로 긴 시간 신문을 받은 증인들도 있다.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지난 5월 31일 오전 증인으로 출석해 다음 날 새벽까지 신문을 받았다. 재판이 끝난 시간은 오전 2시 7분이었고, 이날 재판에 걸린 시간은 휴정 시간을 포함해 총 16시간 7분으로 최장 시간을 기록했다.
가장 늦게 끝난 재판은 김 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증인으로 출석한 지난달 7일 공판이다. 오후 2시에 시작한 재판은 다음 날 오전 2시 27분께 종료됐다.
반면 가장 일찍 끝난 재판은 불과 10분 만에 마무리됐다. 지난 5월 11일 공판은 증인인 박원오 전 전무가 불출석하면서 별다른 절차 없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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