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 비싸고 SW 적고"…국내 VR게임 경험률 10%대 그쳐
콘텐츠진흥원 설문…16.3%만 이용 경험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국내에서 가상현실(VR)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가 올해 봄 기준으로 10%대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수년간 지속한 'VR 게임 대중화' 예측과는 엇갈리는 결과다. 애초 게임은 영화·방송과 함께 VR 산업에서 가장 상용화가 빠를 것으로 관측됐던 분야다.
7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해 5∼6월 국내 게임 사용자 2천119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VR 게임을 해본 적이 있다'고 밝힌 이는 345명(16.3%)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나눠 보면 40대의 경험률이 21.3%에 달해 가장 수치가 높았다. 20대(21.0%)와 10대(19.5%)도 VR 게임을 해본 이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VR 게임 경험자에게 어떤 기기로 게임을 즐겼는지를 물은 항목(복수 답변 허용)에선 '스마트폰'이 65.8%로 가장 답변이 많았다.
'VR 게임방 등 업소 기기'는 50.5%로 2위였고 게임기(46.6%), PC 관련 기기(24.1%)가 그 뒤를 이었다.
게임 업계에서는 국내 VR 게임의 보급이 느린 이유로 VR 하드웨어가 너무 비싸거나 무겁고 초기 관심을 북돋을 대작 소프트웨어(SW)가 부족하다는 점을 꼽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구글 데이드림 등 스마트폰용 VR 기기는 무게가 200∼300g대로, 몇 시간씩 머리에 쓰고 있기가 어려운 것이 흠이다.
오큘러스나 플레이스테이션 VR 등 가정용 VR 기기는 고급 PC나 게임기부터 먼저 사야 해 전체 기기 비용이 100만∼200만원을 훌쩍 넘는 경우가 많다.
SW 부족난도 난관이다. 미국과 일본 등 게임 선진국에서도 초대형 VR 히트작은 아직 나오지 못한 상태다. 국내에서도 현재 주요 대형 게임사 중 VR 대작을 준비하는 사례가 없다.
국내 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들 연구개발(R&D)은 꾸준히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편히 즐기기 어렵고, 연령이나 개인 차이에 따라 VR 멀미가 나타나는 이슈가 있어 당장은 공격적 투자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VR 게임은 몰입감이 강한 대신 피로감이 커 장시간 플레이가 어렵다"며 "일단 '짧고 강렬한 플레이'에 특화한 놀이공원 등 업소용 VR 기기로 초기 수요를 다지며 기술적 돌파구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진흥원의 이 조사 결과는 '2017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실렸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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