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극심한 타격 부진에도 타선은 '요지부동'
후반기 들어 투타 엇박자 '극과 극'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투타의 극심한 엇박자에 울상을 짓고 있다.
롯데의 후반기 팀 평균자책점은 당당히 리그 1위(3.06)다. 하지만 이러한 상승 동력을 타격에서 갉아먹고 있다.
롯데는 같은 기간 팀 타율 최하위(0.233), 장타율 최하위(0.333), 출루율 9위(0.311) 등 타격 지표 전반에서 바닥을 치고 있다.
한쪽 바퀴는 열심히 도는데, 다른 쪽 바퀴가 고장 났으니 차가 움직이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롯데는 후반기 들어 6승 5패 1무에 그치며 7위 자리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타선이 문제가 있으면 변화를 꾀할 법도 한데, 롯데는 요지부동이다.
이대호, 전준우, 손아섭, 강민호, 앤디 번즈, 김문호, 신본기, 문규현은 후반기 들어 거의 빠짐없이 선발 라인업을 채우고 있다.
대주자로 주로 기용했던 나경민을 최근 들어 톱타자에 배치한 것이 유일한 변화일 뿐, 백업 선수를 폭넓게 활용하지도, 2군에서 선수를 불러올리지도 않는다.
이중에서 유격수 문규현과 3루수 신본기는 기본적으로 타격보다는 수비에 강점이 있는 선수들이다.
롯데는 전반기만 해도 정훈, 김상호, 김동한, 황진수, 김대륙, 김민수 등에게 내야수 글러브를 낄 기회를 줬다.
하지만 수비 불안으로 몇 경기를 그르친 뒤에는 유격수 문규현, 3루수 신본기를 고정으로 내세우며 수비 안정에 무게를 뒀다.
문규현이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091, 신본기 역시 0.257에 그치는 상황에서도 조원우 감독은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
주축 야수들도 마찬가지다. 내부 경쟁 없이 주전 자리를 변함없이 꿰차면서 전체 팀 분위기는 느슨해졌다.
롯데는 지난 1일 1군 메인 타격코치를 바꿨다. 1군 서브 타격코치였던 김승관 코치에게 1군 메인 타격코치를 맡겼다.
조원우 감독은 이에 대해 "팀 타격이 침체해 있고, 잦은 병살타 등 선수들이 많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며 "분위기 환기 차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는 타격코치를 바꾸는 충격 요법에도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2안타 빈타에 허덕이며 0-2로 패했다.
조 감독이 메인 타격코치를 바꿨다는 것은 그만큼 팀 타선의 부진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타격코치를 누구로 바꾼다고 해도 지금과 같은 수비 지향적인 라인업과 사라진 내부 경쟁 속에서는 타선이 살아나길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 보인다.
언젠가는 1군 무대를 밟을 날을 기다리며 구슬땀을 흘리는 2군 선수들의 사기를 꺾는 문제일 수도 있다.
롯데는 은근히 훈련량이 많은 편이다. 오전 훈련은 자율 훈련으로 규정해놨지만, 감독이 지켜보고 있기에 고참급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전원 출석이다.
기다려도 기회가 오지 않는 상황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은 어떤 마음으로 배트를 휘두를까.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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