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부영아파트 하자 7만8천건…일반아파트 2∼3배
하자보수 기간도 5개월 이상 지속…화성시 "강력 대처"
(화성=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31일 "부실시공이라는 고질병을 뿌리 뽑겠다"면서 공개 지목한 화성 동탄2신도시 A23 블록 부영아파트가 일반 아파트보다 2∼3배 많은 7만8천여건의 하자보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화성시에 따르면 문제가 된 부영아파트(18개동 1천316가구)는 2015년 2월 16일 착공해 25개월간 공사를 끝내고 올 3월 6일 인허가 기관인 화성시로부터 사용검사 승인을 받았다.
현재 1천135가구가 입주해 86.2%의 입주율을 나타낸다.
화성시는 부영아파트 준공 이후 입주예정자들로부터 하자보수 민원이 많이 발생해 준공 승인을 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일부 입주예정자들이 이전 주거지를 처분하고 나서 입주날짜를 맞추지 못해 부영아파트 인근 여관 등지에서 지내는 불편을 겪었고, 이들이 채인석 화성시장에게 준공 승인을 빨리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화성시는 부영으로부터 "하자에 대해 책임시공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3월 6일 사용을 승인했다.
그러나 부영아파트 하자보수는 신속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시가 파악한 바로는 사용검사 승인 이후 지난 28일까지 부영아파트 하자보수 신청은 총 7만8천962건으로 집계됐다.
다른 일반 공동주택의 하자보수 신청이 2만∼3만 건인 것에 비하면 2∼3배 이상 많이 하자가 발생한 것이다.
화성시 주택과 관계자는 "부영이 유독 하자보수 발생 건수가 많았는데도 굉장히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면서 "보통 다른 아파트는 2∼3개월 집중적으로 하자 보수를 하는데, 부영은 5개월 넘게 끌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부영아파트는 5개월간 7만8천962건의 하자보수 신청 가운데 벽체 휨과 보도블록 하자 등 7만6천437건을 완료해 총 하자보수 처리율이 96.8%이다.
나머지 복도와 지하주차장 등 공용부분에 대한 하자와 고사목 등 조경하자는 9∼10월 처리될 예정이다.
부영아파트는 지난해 12월과 올 2월, 5월 3차례 실시된 경기도의 품질검수에서 211건의 하자보수 지적사항이 나왔다.
특히 지난 16일 폭우가 내린 뒤 배수 불량, 지하주차장 천장 누수 등 물로 인한 하자가 드러났다.
남 지사가 이틀 뒤인 18일 현장을 방문해 이런 하자를 확인한 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소위 대기업인데, 수준이 이 정도인가?"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하자보수를 약속한 부영으로부터 뒤통수를 맞은 화성시는 강력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채 시장은 31일 남 지사가 도청 브리핑룸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부영 사례를 계기로 다른 현장에서도 똑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아파트 하자보수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건설사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채 시장은 오는 7일부터 부영아파트에 이동시장실을 설치한 뒤 주민들의 하자 민원 접수와 상담을 통해 문제점을 즉시 시정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화성시 주택과 공무원들이 부영아파트 지하주차장, 어린이집, 경로당, 조경시설 등 주거 편의시설을 특별점검한 뒤 심각한 하자가 확인되면 부실벌점 부과 및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하기로 했다.
건설기술진흥법상 배수구 관리 불량, 토사붕괴·지반침하, 방수불량으로 인한 누수 발생 등 하자가 발생하면 1∼3점까지 벌점을 부과할 수 있다.
주택법은 공사를 잘못해 공중에게 위해를 끼치거나 입주자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힌 상황을 전제로 구조안전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등에 각각 영업정지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채 시장은 "동탄2신도시에는 2015년부터 30여 개 단지가 사용검사 처리돼 현재 8만 명 이상이 입주해 생활하고 있는데, 부영아파트처럼 하자가 많은 단지는 없었다"면서 "시장이 가진 모든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모든 하자가 완벽하게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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