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스타, 4마리 토끼 사냥…승리·재미·無부상·K리그 홍보
A매치같은 '부담스런' 베트남 SEA게임팀과 일전…"좋은 경기가 정답"
(하노이=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해마다 프로축구 K리그 시즌 중반께 치러지는 올스타전은 보통 팬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주기 위한 이벤트성 경기였다.
화려한 기술과 세리머니 등 색다른 볼거리가 있고 누가 이겨도 즐거운 대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진감은 덜하다.
그러나 29일 밤 10시(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 미딩경기장에서 펼쳐지는 K리그 올스타전은 승리와 보는 즐거움 중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는 경기다.
한국·베트남 수교 25주년을 기념하고 동남아 시장 개척을 모색하기 위해 베트남 동남아시아(SEA) 게임 대표팀과 겨루기로 하면서 올스타전이 A매치 분위기로 돼버렸기 때문이다.
경기를 마치고 귀국해 곧바로 2일 K리그 경기를 재개해야 하는 데다 일부 선수들은 신태용 호(號)에 합류해 내달 31일 러시아 월드컵 티켓을 건 이란전에 임할 수도 있어 부상을 막아야 하는 과제도 있다.
여기에 해외 원정 올스타전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점도 간과할 수는 없어서, 승리와 재미, 부상 방지와 K리그 알리기까지 네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최근 몇 년새 가장 '부담스러운 올스타전'을 치르게 됐다.
감독과 선수들도 여느 해와는 사뭇 다른 올스타전 분위기에 부담스러운 속내를 토로했다.
올스타팀의 주장인 곽태휘(서울)는 "올스타전이라는 것이 국내에서 할 때는 팬들에게 흥미를 주는 경기인데 와보니 올해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말했고 공동 주장 염기훈(수원)도 "선수들끼리 솔직한 심정으로 '일이 커졌다'고 말하고 있다"고 웃었다.
감독의 머릿속도 복잡하지 않을 수 없다.
올스타팀을 이끄는 황선홍 FC서울 감독은 "돌아가서 바로 K리그 경기이기 때문에 부상 선수와 경고 누적 선수까지 고려해 (선수별 출전) 시간 분배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감독과 선수들은 결국 '좋은 경기'를 하면 모든 것이 따라올 것이라고 '정답'을 전했다.
황 감독은 "적극적으로 해야 부상도 잘 안 생기는 것 같다"며 "K리그를 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근호(강원)도 "이겨야 재밌을 수 있다"며 "집중을 해서 이기는 경기를 먼저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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