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기원, 환원된 산화그래핀 둘둘 말아 성능 높여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소형 전자기기에 쓸 수 있는 에너지 저장장치가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광주과학기술원 장재형 교수 연구팀이 기존 그래핀 전극보다 에너지 저장밀도(부피 당 저장된 에너지의 양)가 2∼3배 높은 하이브리드 슈퍼커패시터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하이브리드 슈퍼커패시터는 커패시터(축전기) 전극과 배터리 전극으로 구성된 슈퍼커패시터(대용량 축전기)이다.
전자 장치를 소형화하기 위해서는 작은 체적으로도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는 슈퍼커패시터가 요구된다.
기존 상업적으로 쓰이는 슈퍼커패시터의 에너지 저장밀도(체적 에너지 밀도)는 5∼8Wh/L(와트아워퍼리터)로 납 축전지(50∼90Wh/L)에 비해 현저히 낮다.
환원된 산화그래핀은 비표면적이 넓고 전기전도도가 우수해 하이브리드 슈퍼커패시터 재료로 주목받고 있지만, 체적 에너지 밀도가 낮아 에너지 저장장치의 부피가 커지는 단점이 있다.
체적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환원된 산화그래핀 시트를 쌓아 올려 전극의 충전밀도를 높이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지만, 이온이 그래핀의 내부까지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이온이 흡착하는 면적이 줄어 전지의 성능이 떨어지게 된다.
연구팀은 환원된 산화그래핀을 둘둘 만 '두루마리 구조'(나노스크롤)를 이용해 그래핀의 뭉침·재적층 등의 문제를 해결했다.
특히 두루마리 모양으로 말게 되면 나노스크롤의 끝 부분과 모서리가 열린 상태가 돼 이용할 수 있는 표면적이 최대로 늘어나면서 이온이 내부까지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그래핀 두루마리를 이용한 슈퍼커패시터 전극은 체적 에너지 밀도가 49.66Wh/L로 기존 그래핀 전극보다 2∼3배 높다. 전력밀도(단위 체적당 생산할 수 있는 전기에너지 양)도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15배 높으며, 1만 차례 이상 충방전이 가능해 안정성도 높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장재형 교수는 "별도의 첨가제나 복잡한 공정 없이 충전밀도와 에너지 밀도가 높은 하이브리드 슈퍼커패시터를 개발했다"며 "전기자동차나 휴대전자 기기 등에 필요한 에너지 저장장치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혁신사업 등의 지원을 받았다. 성과는 국제학술지 '에이씨에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앤 인터페이스' 지난달 14일 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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