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경제담당 집행위원 "그리스, 경제위기 탈출 전환점 들어서"
"채권 시장 복귀는 중요한 첫 걸음…자전거 페달 계속 밟아야"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그리스가 3년 만에 국제 채권 시장에 복귀한 가운데 피에르 모스코비치 유럽연합(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이 그리스가 경제 위기로부터 전환점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그리스 아테네를 방문 중인 모스코비치 집행위원은 25일 현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시장으로의 복귀는 (위기 극복의)중요한 첫 걸음"이라며 "그리스는 전환점에 들어섰으며, 내년 8월에 종료되는 3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리스의 이번 채권 발행은 그리스가 개혁과 긴축 재정을 충실히 수행해왔으며, 지속 가능한 길로 복귀하기 시작했음을 시장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그리스 재무부는 24일 "5년물 국채 발행을 위해 국제 금융 회사 6곳과 계약했다"며 3년 만의 채권 시장 복귀를 선언했다.
모스코비치 위원은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리스가 중대한 국면에 놓여 있기 때문에 경제 개혁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된다고 주문했다.
그는 "자전거에 올라 타 있으려면 계속 페달을 밟아야 한다"며 그리스가 약속한 개혁 작업과 긴축 기조를 계속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그리스의 채권단이 지난 달 유로그룹(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에서 합의한 것처럼 그리스를 위한 채무 탕감 약속도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프로코피스 파블로풀로스 그리스 대통령은 이날 모스코비치 위원과 만난 자리에서 "그리스는 (개혁 작업에 대한)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때가 됐을 때 우리의 구제금융 파트너들도 채무 문제와 관련해 해야 할 일들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하며 채권단이 향후 그리스 채무 경감 약속을 지켜줄 것을 재차 당부했다.
모스코비치 위원은 이에 대해 "우리 역시 그리스가 정상 상태로 복귀해 계속 건전한 상황을 유지하길 바란다"며 "우리를 신뢰해도 된다"고 화답했다.
한편, 무분별한 복지 혜택 등으로 국가부도 위기에 몰리며 제대로 국채 발행을 할 수 없게 된 그리스는 2010년부터 3차례에 걸쳐 EU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채권단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구제금융을 받았고, 그 대가로 고통스러운 긴축과 개혁 작업에 나섰다.
그리스는 여전히 국내총생산(GDP)의 175%에 달할 만큼 막대한 국가부채를 안고 있으나, 최근 몇 년 동안 허리띠를 바짝 졸라 매며 고통을 감내한 덕분에 예산 건전성이 크게 개선되고, 경제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는 것으로 여겨진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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