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빚는 부산 원도심 통합…과거 다른 지자체 사례는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서병수 부산시장이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중·동·서·영도구 원도심 4개 구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부산의 옛 중심이었던 중구의 반대가 거세다.
부산시와 중구는 과거 자치단체 통합사례를 비교·분석해 각기 지자체 통합과 반대 논리로 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 시행된 자치단체 통합은 1998년 여수시·여천시·여천군(통합 여수시), 2006년 제주시·북제주군과 서귀포시·남제주군에 이어 2010년 창원시·마산시·진해시(통합창원시), 2014년 청주시·청원군(통합 청주시) 등이다.
중구는 통합 여수시가 19년이 지나도록 아직 통합 청사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으며 통합 제주시는 통합으로 행정기관에 대한 주민 접근성이 저하되는 등 부작용이 여전하다고 주장했다.
주민투표가 아닌 지방의회 의결로 통합한 통합 창원시는 주민화합도가 낮고 통합신청사, 야구장 유치경쟁 등 지역·집단 갈등과 마산·진해지역 주민의 소외감·박탈감 토로 등의 현상도 표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구는 4차례의 주민투표 끝에 통합된 통합 청주시도 초기에 통합시 상징마크 개정, 신청사 건립, 쓰레기매립장 선정, 문화원 통합·통합문화원장 선출 등의 문제에서 갈등이 불거졌다고 설명했다.
부산시는 부산발전연구원(부발연)이 분석한 '원도심 4개 구 통합 타당성 검토'를 통합 추진 시 참고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부발연은 통합창원시 출범으로 인구 110만명, 예산 2조2천억원대의 광역시급 도시가 탄생했고 인구·재정자립도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지표에서 개선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통합 청주시도 인구 84만명에 예산 1조9천458억원의 준광역시급 도시가 됐으며 재정자립도(36%)도 청주시보다 약간 낮으나 청원군(32.6%)보다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부발연은 지자체 통합 직후에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우선 주민 간 통합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노력을 선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산시가 두루뭉술하게 통합 인센티브를 제시하기보다 구체적으로 수치를 명문화하고 통합에 반대하는 중구에 모든 것을 양보하는 자세로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부발연은 덧붙였다.
하지만 부발연은 해당 지역 시·구의원의 정당 구성을 파악하는 등 통합에 유리한 정치구도를 형성하는 것이 원도심 통합 논의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구 원도심 통합 반대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부산시의 원도심 통합 추진은 주민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서병수 부산시장의 재선을 위한 치적 쌓기용"이라며 "내년 선거 전 성과를 내려고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24일 "원도심 4개 구 중 3선 구청장이 3명이나 되는 지금이 지자체 통합의 적절한 시기"라며 "지자체 통합으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고 중복 예산을 절약해 주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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