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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6개월] 나라 안팎으로 '혼돈과 시련'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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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6개월] 나라 안팎으로 '혼돈과 시련'의 연속

美우선-일방주의로 국제무대에서 고립…제한적 개입주의 회귀 양상도

고위직 인선 여전히 지지부진…'러 스캔들' 확산으로 최대 위기 직면

'언론과 전쟁중'…매일 주류언론 가짜뉴스로 몰아세우며 트위터 정치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 6개월을 맞는다.

'아웃사이더'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6개월은 나라 안팎으로 '혼돈과 시련'의 연속이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거창한 슬로건을 앞세워 지난 1월 20일 백악관에 입성했으나, 그간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내외의 평가는 그리 좋지 않다. '140자 트위터'로 판을 뒤집고 종잡을 수 없는 좌충우돌 행보 속에 대화와 타협보다는 마이웨이를 고집하면서 국제무대에서는 고립을 자초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탓에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취임 이후 단 한 차례도 50%를 넘지 못한 채 17일 현재 40%를 밑돌고 있다. 지난 13일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1천500명) 때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37%를 기록했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고 있는 '러시아 스캔들'이 최근 들어 더욱 증폭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외 입지는 더욱 좁아진 형국이다.

"일자리와 꿈, 국부, 국경을 되찾겠다"는 그의 취임사와 "사소한 싸움을 뒤로하고 하나가 되자"는 그의 2월 말 첫 상·하원 합동연설의 메시지가 결실을 보기에는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먼저 국제무대에서 '트럼프 미국호'(號)의 위치는 '고립'과 '마이웨이'로 대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기후변화와 자유무역, 난민 문제 등에서 우방과 계속 파열음을 내 왔다.

취임 직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폐기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해 전 세계의 반발을 초래했다. 지난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미국과 나머지 19개국 간의 대결 구도를 연출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미국유럽센터의 토머스 라이트 소장은 "이번 G20 정상회의가 던져준 큰 메시지는 19대1의 프레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히 고립됐다"고 혹평했다.






미국과 서방의 집단안보체제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의 관계도 삐걱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때 '나토 무용론'을 제기했다가 나토 지지 입장으로 돌아서긴 했지만, 나토 회원국들을 상대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거칠게 압박하면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주요 동맹인 한국에 대해서도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카드를 들이민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대외정책이 '신(新)고립주의'로 귀결되는 흐름을 보이지만, 사안별로는 '제한적 개입주의'로 회귀하는 양상도 띠고 있다.

대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6일 시리아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시리아 공군기지에 토마호크 미사일 59발을 퍼부었고, 이로부터 1주일 후인 13일에는 '세계 경찰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공언을 번복하고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가니스탄 은신처에 '폭탄의 어머니'(MOAB)로 불리는 초강력 폭탄 GBU-43을 투하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외교 사안 중 하나인 북핵 문제 해결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대선 때 김정은과의 '햄버거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최대의 압박과 관여'라는 대북정책 기조 아래 중국을 통한 대북압박에 무게를 뒀으나, 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호' 시험발사에 성공하자 군사옵션을 포함한 독자 해법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험로를 걸어왔다.

주요 정책 추진에 번번이 제동이 걸리고 주류언론과는 연일 '살벌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최대 공약인 1차 '반(反)이민 행정명령'과 2차 '수정명령'이 잇따라 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뒤 우여곡절 끝에 대법원에서 조건부 지지 판결을 받아내긴 했지만, 최종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새 건강보험정책인 '트럼프케어' 역시 하원에서는 통과됐으나, 집권 여당인 공화당 내부의 반발에 부딪혀 상원의 벽은 넘지 못한 상태다.

정부 고위직 인선 작업 역시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장관을 포함해 정부 주요직 500자리 가운데 49명만 확정됐을 뿐이다. 이는 같은 시기를 기준으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1명,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의 185명,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196명,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148명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러시아 스캔들도 끊임없이 그를 괴롭히고 있다.

특히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해 6월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정보를 건네받고자 러시아 정부와 연계된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 변호사와 직접 만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의회와 보수 우위의 대법원 구도로 볼 때 현실적으로 탄핵 가능성은 작지만, 그 과정에서 리더십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물론 향후 특검 수사 결과에 따라 탄핵 여론이 힘을 받을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언론 환경도 최악이다.

정권 비판에 열을 올리는 주류언론과 그런 언론을 '가짜뉴스'로 매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충돌이 격화되면서 정권과 언론 간의 갈등은 이미 역대 최고조로 치달았다.

이제 6개월을 맞는 트럼프 대통령의 앞날은 계속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각종 정책 집행을 둘러싼 갈등도 더욱 커질 공산이 크다.

si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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