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추경 심사서 '공무원 증원·법적요건' 공방
野 "공무원 증원, 결국 국민부담", 與 "국채없는 추경, 현장인력에 국한"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설승은 이슬기 기자 = 여야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를 위해 14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공무원 증원 항목과 법적요건 충족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은 이번 추경에 편성된 공무원 1만2천 명 증원이 장기재정 부담이 될 것이란 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면서 추경이 국가재정법상 편성요건인 '대량실업 발생 또는 발생 우려'에도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대량실업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국채 발행 없는 '착한 추경'이라고 맞섰다.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종합정책 질의 시간에 "공무원 1만2천 명 추가 채용으로 인건비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공무원 연금을 모두 합하면 5년간 약 1조8천억 원이 들고 30년이면 16조6천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든다"며 "결국 국민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도 "일자리 추경이라고 네이밍(이름 붙이기)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공무원 증원 또는 사실상 질 좋은 일자리가 아닌 단기 알바(아르바이트)라 표현할 수 있는 그런 일들"이라며 "공무원 증원은 임용했을 때 지방이 재정을 부담해야 하는데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행정자치부 심보균 차관은 이에 "공무원 증원에 따른 인건비 부담은 교부세에서 일정 부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되, 현재 교부세율 체계로는 지방자치단체에 재정부담이 크기 때문에 재정 당국과 협조를 해서 중앙과 지방의 재원 틀을 변화시키는 작업도 같이한다"고 답했다.
국민의당 정인화 의원은 "이번 추경이 국가재정법의 요건을 정확히 충족하는지는 의문"이라며 "갈등이 많은 현실을 감안해서 국가재정법 제89조를 좀 더 강화해서 추경에 여야 간 대립이 없어지게 할 용의는 없느냐"고 물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논란이 많다 보니 (추경 요건) 정비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 같은데 국회에서 논의하면 정부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좋은 방향으로 할 수 있도록 애쓰겠다"며 "(국회 개정안) 논의가 있으면 정부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답변했다.
야당 의원들은 또 공공기관 LED(발광다이오드) 교체 등 일자리와 관계없거나 시급성이 떨어지는 사업도 추경에 많이 편성됐다고 지적했다.
야권의 추경 공세에 민주당 의원들은 청년 실업의 심각성을 부각하면서 증원되는 공무원도 경찰, 소방관 등 국민안전에 필수적인 인력에 국한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방어막을 폈다.
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김 부총리에게 "추경이 대량실업 발생 우려 요건엔 부합하느냐", "국채발행 없지 않느냐"는 질의를 하며 추경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남 의원은 이어 "국민의 추가 부담이 없는 추경이 반드시 오늘 논의돼서 국민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조속히 의결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신동근 의원도 "일자리 마중물로 공공 일자리가 필요한 것이 맞다"며 "이번에 증원되는 공무원은 행정 공무원이 아니고 (경찰, 소방관 등) 지역 현장에 필요한 사람, 법정 기준 수요에 미달한 인력을 뽑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5월 통계를 보면 청년 실업률이 9%대, 체감실업률은 22%대였는데 6월에는 각각 10%대, 23%대로 올라가 이런 상황을 눈앞에서 목격하면서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부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었다"며 "정부의 청년 실업을 방치하기에는 심각하다고 생각해 국가재정법 89조의 대량실업 우려에 해당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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