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실사 당시와 상황 달라져 재점검…재무·경영상황 진단
5월 수주 탱커 7척에 선수금환급보증 지원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수출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성동조선에 대한 실사를 진행해 향후 독자적인 생존 가능성을 점검하기로 했다.
또 성동조선이 올 5월에 신규 수주한 선박에 선수금환급보증(RG)을 지원하기로 했다.
16일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채권단은 이르면 이달 중으로 성동조선의 실사를 통해 재무·경영 현황을 진단하기로 했다.
채권단이 2015년 10월에 진행한 실사 및 지난해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도출했을 당시의 가정과 이후 상황이 차이가 있어 재점검해보자는 취지다.
채권단은 지난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야드 매각, 인력감축 등 자구계획을 통해 3천248억원을 마련하면 2019년까지 자금이 부족하지는 않으리라고 전망했다.
수은이 2015년 10월 지원하기로 한 7천200억원 중 미집행 잔액을 지원한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
하지만 자구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고 한동안 수주 가뭄에 시달리는 등 당시 전망 때와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성동조선은 2015년 12월 이후 수주를 한 척도 못 했다가 올 5월에서야 탱커(석유제품운반선) 7척을 수주했다. 현재 건조 중인 10척을 11월 중순께 인도하고 나면 일감이 모두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채권단은 이번 실사를 통해 자구계획 이행 실태를 점검하고 신규 수주 전망을 새롭게 해 청산가치와 존속가치를 따져볼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해 성동조선을 비롯한 중소 조선사에 대해 채권단의 신규자금 투입을 금지하고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조선사 자체 노력으로 해결하라는 원칙을 세웠다.
정부의 방침이 바뀌지 않는 한 성동조선이 유동성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것으로 결론이 나면 채권단은 성동조선의 처리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청산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성동조선은 2010년에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갔다.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이 그동안 성동조선에 지원한 금액은 2조원에 달한다.
채권단은 아울러 성동조선이 5월에 수주한 탱커에 RG를 지원하기로 했다.
RG는 계약대로 배가 인도되지 못했을 경우 선주가 조선업체에 준 선수금을 금융회사가 선주에게 돌려주겠다는 보증으로, RG가 없으면 수주 계약이 마무리되지 않는다.
채권단은 이번에 수주한 선박이 '영업이익이 나야 한다'는 RG 발급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아 두 달간 발급을 미뤄왔다.
채권단은 실제 현금 흐름이 아닌 장부상 비용에 해당하는 감가상각비를 원가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기준을 완화해 수주 가격이 원가보다 낮더라도 이번에 RG를 내주기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성동조선이 살 수 있는지 없는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원가 구조가 높아 자구노력으로 원가를 낮추지 않으면 어려운 상황인 점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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