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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억 횡령에 리베이트 의혹…동아제약 창사 85년만 최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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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억 횡령에 리베이트 의혹…동아제약 창사 85년만 최대 위기

1월 취임 강정석 회장체제 6개월만에 흔들…구속 가능성도

낡은 영업관행 고집한 결과…제약업계, 수사확대에 '촉각'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국내 간판 제약사중 하나인 동아제약이 창사 85년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2015년부터 이어진 검찰의 리베이트 수사로 이미 임직원 8명이 구속돼 기업이미지는 땅에 떨어졌고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올해 1월 경영권을 물려받은 오너가의 강정석 동아쏘시오 회장은 지난달 말 검찰소환 조사를 받고 신병처리를 기다리고 있는 처지다.

강 회장의 구속여부, 수사결과에 따라 동아제약그룹 전반으로 경영위기가 확산하고 장기화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제약업계는 이번 검찰수사가 다른 업체로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잔뜩 움츠러든 모습이다.


◇ 동아제약 '강정석호' 취임 6개월 만에 좌초위기

5일 제약업계에서는 강 회장의 취임 6개월 만에 동아제약과 동아에스티, 지주회사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사상 최대의 '위기'에 마주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올해 1월 강 회장이 지난 35년간 회사를 이끌어 온 강신호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회장으로 승진한 뒤 3월에는 압수수색, 지난달에는 검찰 소환 등 연달아 악재가 터져 나온 탓이다.

강 회장은 지난달 27일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출석해 회사 자금 700억원을 빼돌렸는지, 50억원 상당의 리베이트 제공에 관여했는지 등에 대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신병처리 수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2015년부터 이어진 부산지검의 리베이트 조사에 오너마저 소환되자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진 상태다. 검찰이 3월 압수수색을 2주에 걸쳐 진행하고, 120여명의 임직원을 소환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하면서 회사가 사실상 초토화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검찰 수사로 업계 안팎에서 입에 오르내리면서 영업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실제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주력 사업회사인 동아에스티는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뒷걸음질 쳤다.

이 상황에서 검찰이 강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위태로운 회사에 '경영 공백'까지 더해질 전망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50대인 강 회장의 취임에 맞춰 계열사 사장단을 40~50대로 일괄 선임하며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으나 첫 삽을 뜨기도 전에 리베이트 의혹에 발목 잡힌 셈이다.

연구개발(R&D)을 강화해 혁신 신약을 개발하겠다던 강 회장이 부재할 경우 회사의 성장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관계자는 "아직 검찰의 기소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기소가 확정된다면 혐의를 소명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 검찰 조사로 인해 경영 공백이 우려되더라도 강 회장의 경영권을 쉽게 흔들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의 형제들은 이미 회사 경영에서 손을 뗀 데다 올해 초 회장 취임으로 승계작업이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동아쏘시오홀딩스 지분 26.7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 리베이트 수사 확산에 공정위 조사까지…제약업계 '불안감' 고조

동아쏘시오홀딩스의 검찰 수사를 바라보는 국내 제약업계는 리베이트 수사가 업계 전체로 확산할 수 있다는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검찰이 오너를 직접 소환 조사할 만큼 불법 리베이트 수사에 강한 의지를 보이기 때문이다.

검찰이 불법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영업담당 임원이 아닌 제약사 오너를 소환한 건 이례적이다. 앞서 2011년 수원지검에서 배임 등의 혐의를 내세워 종근당 회장의 집무실을 압수수색한 적은 있지만 제약사 오너를 직접 소환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동아제약 리베이트 수사의 강도가 기존과 달리 상당히 센 편"이라며 "이번 건을 본보기 삼아 나머지 의약품 도매상, 제약사로 수사를 확대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퍼져있다"고 말했다.

실제 동아제약의 리베이트 수사를 담당하는 부산지검은 올해 초 LG화학 생명과학본부(구 LG생명과학)와 중견제약사 휴온스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이처럼 부산지검이 동아제약 리베이트 수사를 이어오면서 다른 제약사 수사도 진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또 다른 제약사가 수사 대상에 올라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까지 제약업계의 특허권 남용 관행 실태점검에 착수하면서 업계가 옴짝달싹 못 하는 분위기다.

공정위는 다국적 제약사 39개사, 국내 제약사 32개사 등 총 71개사를 대상으로 복제약 '역지불 합의' 등 경쟁제한 행위에 대한 실태점검을 벌이고 있다. 역지불 합의는 신약 특허권자가 신약 출시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복제약 제조사에 대가를 지불하고 복제약 출시를 지연하는 등의 불공정행위를 뜻한다.

jand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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