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케이블카와 루지의 조합…통영의 매력
동피랑서 '천사' 됐다가 중앙시장서 충무김밥으로 요기하면 제격
(통영=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덥다. 장마가 맞나 싶다.
더위와 싸우느라 지치느니 산과 바다를 찾아 즐기기로 맘을 바꾼다.
지친 심신을 달래고 시원한 바다, 녹음 짙은 산을 함께 즐기기엔 경남 통영이 제격이다.
통영에 가면 540여개의 크고 작은 섬, 도시를 아우르는 미륵산, 그리고 아름다운 항구가 눈에 들어온다.
통영의 대표 관광지는 동쪽 벼랑이라는 뜻을 가진 '동피랑' 마을이다.
이 마을 대부분 주택과 카페 벽은 아름다운 그림으로 채워져 찾는 이들의 시선을 즐겁게 한다.
동피랑에서 가장 유명한 벽화 중 하나는 마을 입구에서 왼쪽으로 정상 가는 길에 있는 천사 날개이다.
친구나 연인끼리 날개 사이에 서서 사진을 찍으면 정말 천사가 돼 남해바다를 날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은 SNS에서도 인기가 많은 곳으로, 주말엔 몇 분씩 기다려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명소다.
통영시에 따르면 올해 6개월 동안 총 300만명의 관광객이 통영을 찾았다. 이 가운데 100만명이 이 마을을 들렀다.
동피랑은 어른 걸음으로 20∼40분 정도 걸으면 다 둘러볼 수 있다.
벽화를 보고 사진을 찍어봤다면 동피랑 마을 꼭대기 동포루로 가본다.
경상남도 기념물 제106호 통영성지의 3개포루 가운데 하나인 동포루는 왜적을 방어하려고 1678년에 처음 쌓았다.
동포루에 오르면 통영항이 한눈에 시원하게 들어온다.
동피랑에서 만난 20대 커플은 통영 맛집을 소개하는 방송을 보고 서울에서 첫 버스를 타고 '즉흥여행'을 왔다고 했다. 시간은 4시간 정도 걸렸다고 말했다.
그들은 작은 도시에서 다양한 섬을 접하고 맛집을 둘러보니 좋았다고 했다. 물론 동피랑 천사 날개에서 사진도 찍었다는 자랑을 잊지 않았다.
광주에서 2시간 30분 정도 버스를 타고 왔다는 여대생은 동피랑 마을이 너무 예쁘고 이국적인 분위기 덕분에 사진이 잘 나왔다고 기뻐했다.
창원에서 온 30대 관광객은 동피랑 마을 도로가 좁아 주차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동피랑을 여유 있게 한 바퀴 돌고 배가 출출해지면 통영 대표 어시장인 중앙시장으로 발길을 돌려 보자.
통영은 수산물도 유명하지만, 여행객 사이에선 '충무김밥'과 '꿀빵'이 입소문을 많이 탔다.
통영엔 충무김밥 식당만 81곳이 있다. 꿀빵 매장도 46곳이 있다.
충무김밥은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도 팔지만 아무래도 옛 충무에서 먹는 충무김밥 맛은 느낌부터 다르다.
이쑤시개 모양의 나무 꼬챙이로 먹는 충무김밥 1인분 가격은 5천원 정도 한다.
일부 충무김밥 식당 입구엔 TV 유명 맛집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는 것을 스티커로 만들어 자랑하고 있었다.
통영 꿀빵은 지역 특산물인 팥이 들어간 간식거리다. 6·25전쟁 이후 만들어 먹던 음식이라고 상인들은 전했다.
통영 중앙시장에서 배를 채우고 나면 다시 길을 나선다.
이젠 차를 타고 30분 정도 떨어진 한려수도조망 케이블카로 가본다.
이 케이블카를 타려고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60만명이 찾았다. 케이블카를 타고 직선 1천975m를 10여분 정도 이동한다.
케이블카는 미륵산 방향으로 오르다 보면 시원한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서울에서 처음 통영을 찾았다는 20대는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케이블카가 조금 겁났지만, 밖의 경치에 취해 겁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케이블카는 왕복에 성인 1인 기준 1만1천원이다.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에서 승용차로 1∼3분 거리에 루지(Luge) 체험장이 있다.
이곳은 지난 2월 10일 임시개장 후 20만 명이 이용한 곳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긴 1.5Km 트랙을 갖췄다.
진주에서 왔다는 20대 커플은 '루지' 승차 순서 기다리는 데 시간이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빨릴 탔다며 기분이 좋아보였다.
커플은 "브레이크가 있어 속도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으니깐 무섭지 않고 재미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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