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계열사 IB·글로벌·디지털사업 통합 관리키로
지주·은행·증권·생보·캐피탈 5개사 겸직하는 부문장 선임
조용병 회장 체제 강화 포석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신한금융지주가 계열사별로 나뉘어 있는 자본시장(IB) 부문과 글로벌, 디지털 사업부문을 지주사 중심으로 통합 관리하기로 했다.
조용병 회장 취임 후 지주사가 그룹의 핵심 사업을 통합 관리해 실제적인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지주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사업부문제 확대 개편 및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우선 자본시장 부문은 GIB(그룹&글로벌 IB) 사업부문으로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GIB 사업부문장은 지주와 은행, 금융투자, 생명보험, 캐피탈 5개사의 IB부문 임원을 겸직하며 그룹의 자본시장 부문을 통할하게 된다.
사업부문 소속 직원들도 같은 장소에서 근무(Co-location)하게 해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8%인 그룹의 자본시장 부문 손익 비중을 2020년 14%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지주는 GIB 사업부문장에 이동환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을 내정했다.
이 내정자는 그룹 CIB(기업투자금융)사업 담당 부문장을 역임했으며,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을 맡고 있다.
글로벌 영역에서도 그룹사 간 협업을 위해 지주와 은행, 카드, 금투, 생명 등 5개사의 해외사업 임원을 겸직하는 글로벌 사업부문장을 선임해 그룹의 글로벌 사업 전체를 통합 관리하도록 했다.
또 그룹사가 동반 진출한 국가는 국가별로 지역 본부(country head) 제도를 운영하기로 했다.
그룹 차원의 글로벌 사업전략은 본사가 수립하고 해외 현지 글로벌 사업의 실행은 지역 본부 중심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현재 7% 수준인 그룹 내 해외사업 손익 비중을 2020년까지 20% 수준으로 올리기로 했다.
신한금융그룹은 글로벌사업부문장에 허영택 신한은행 글로벌사업 담당 부행장을 내정했다.
허 부행장은 미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글로벌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가로 신한은행의 대표적인 국제통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디지털 사업 강화를 위해 각 그룹사의 최고 디지털 책임자(CDO)를 신설하고 그룹 내 CDO 협의회를 운영해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부문 사업 의사 결정이 이뤄지도록 하기로 했다.
또 디지털 5개 핵심 분야인 AI(인공지능), 블록체인, 오픈 API(프로그램 개발 정보), 클라우드, 디지털 경험(DX·Digital Experience)는 그룹 차원에서 연구소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처럼 신한금융지주가 지주사 중심으로 핵심 사업 부문을 총괄 관리하기로 하면서 금융권에서는 조용병 회장이 취임 이후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해석했다.
조 회장은 취임 직후 2020년까지 신한금융그룹을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시키겠다며 '2020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 회장이 회장으로 연임 등을 생각해 본인의 성과를 내려고 하는 것 같다"며 "지주사 회장으로 계열사 사장들에게 주요 사업을 맡기고 뒤로 물러나 있기보다는 주요 영역을 직접 지휘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금융그룹은 이날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공석이 된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에 유동욱 전 신한은행 부행장을 내정했다.
또 신한프라이빗에쿼티 사장에는 김희송 신한생명 상무를 내정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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