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폭염·열대야 원리 밝힐 연구센터 국내 첫 설립
경북대, GIST, 전남대, 부경대 연구진도 참여…예보기술 전문인력 양성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폭염과 열대야를 정확히 예측하는 기술이 개발된다.
짧게는 3일, 길게는 2주 전부터 폭염 발생을 알리는 등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 재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26일 제4공학관에서 폭염연구센터(Heatwave Research Center) 개소식을 열었다. 폭염 전문 연구기관은 처음 생기는 것이다.
이 연구센터는 기상청 기상·지진 See-At 기술개발 사업에서 지원하는 특이기상연구센터 가운데 하나다.
폭염 발생의 과학적 원리를 밝히고, 폭염 예보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설립됐다.
센터는 9년간 45억 원을 지원받으며, 폭염 예측 기술을 개발하고 예보기술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또 폭염 피해 예방 정책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과학적 자료도 제공한다.
폭염은 고온 현상이 지속하는 것으로, 인명·재산 피해를 주는 자연재해다.
우리나라는 2일 이상 하루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으로 예상되면 폭염 주의보를, 35도 이상으로 예측되면 폭염 경보를 각각 발령한다.
지난 42년(1973∼2014년) 동안 우리나라 폭염은 주로 6∼8월에 집중됐다.
최근에는 5월과 9월에도 폭염이 잦아지고 인명이나 재산 피해도 늘고 있다.
2011년 9월 늦더위는 대규모 정전 사태로 이어졌고, 2016년 5월 평균기온은 1973년 이래 최고치를 보였다.
이명인 폭염연구센터 센터장(UNIST 도시환경공학부 교수)은 "한반도 폭염은 동아시아 대륙에 걸쳐 넓고 강하게 발생하는 경향이 있으나 생성과 유지, 소멸에 대한 학술적 이해는 부족하다"며 "기후변화, 대기 블로킹(고기압이 한 곳에만 머물면서 생기는 이상기온), 북극 해빙 등의 전 지구적 요소는 물론 녹지 감소, 고층 빌딩 증가 등의 지역적 요소까지 고려해 폭염의 원인을 밝혀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기상청은 날씨 예측을 위해 수치예보 모델을 개발하고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일 최고기온과 최저기온 등을 예측한다.
그러나 이 모델만으로는 폭염과 같은 특이기상에 대한 장기 예측이 어려워 실용적인 수준의 예보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연구센터는 수년간 기상청이 사용해온 수치 모델을 기반으로 단기예측(3일 이내)과 중기예측(3일∼2주) 정확도 향상에 주력한다.
또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예보 기법도 개발한다.
인공지능을 일기예보에 도입해 도시 규모의 폭염까지도 예측하고, 고해상도 전산 유체역학 모델링을 활용해 현재 수치예보 기술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일상적인 날씨 예측보다 폭염과 열대야 같은 위험한 기상 상황을 정확히 예측하는 방향으로 예보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며 "인공지능 기술을 수치예보와 위성자료에 도입한 융합 예보기술을 확보하면 기상재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폭염연구센터에는 UNIST를 비롯해 경북대와 GIST, 전남대, 부경대 연구진도 참여한다.
단기예측 연구는 민기홍 경북대 교수와 차동현 UNIST 교수가 주도하며, 중기예측 연구는 이 센터장이 담당한다.
폭염의 장기 변동성 진단과 미래변화 연구는 윤진호 GIST 교수와 정지훈 전남대 교수가 진행하며, 도시 융복합 연구는 김재진 부경대 교수와 임정호 UNIST 교수가 맡을 예정이다.
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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