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에 계엄령까지…대학생 외국 어학연수 취소·변경 잇따라
영남대·계명대 "안전이 우선, 치안 불안 나라 보낼 수 없어"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최근 세계 곳곳에 테러가 잇따르자 여름 방학을 앞두고 해마다 어학연수 등으로 학생을 외국에 파견한 대학들이 고심에 빠졌다.
16일 대구·경북 대학가에 따르면 영남대는 올여름 방학 동안 학생 160여 명을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보낼 예정이나 최근 계엄령이 내리는 등 치안이 불안하자 이를 취소했다.
10년 전부터 매년 여름과 겨울 방학마다 어학연수를 보내고 있다.
학생들이 4주 동안 필리핀 자매대학 부설 어학교육기관에서 공부하는 프로그램인데 안전을 고려해 이같이 조치했다.
대신 비교적 치안이 좋은 괌에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물가가 비싸 참가 학생은 필리핀 어학연수보다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계명대도 FTA 특성화 사업단 주관으로 여름 방학인 7월 초 4주 동안 실시하려던 필리핀 어학연수를 하지 않기로 했다.
해마다 여름과 겨울 방학을 이용해 학생 35명씩 필리핀에 보냈다. 그러나 학생들이 위험에 놓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런 결정을 했다.
계명대는 겨울 방학 때 파견 학생 규모를 늘려 이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계명대는 지난해에는 터키 이스탄불에 10여명 가량 교환학생과 단기 어학연수단을 보낼 예정이었으나 테러 발생으로 취소했다. 또 해외 봉사 활동 목적으로 35명을 라오스로 파견하려던 계획도 현지에서 테러 위험이 큰 것으로 전해지자 미얀마로 긴급 변경한 바 있다.
경일대는 올여름 방학에 어학연수 등으로 학생 40여명을 영국에 보낼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 테러가 잇따라 일어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일대는 영국에서 또 테러가 발생하면 파견 계획을 취소할 방침이다.
한여동 계명대 학생지원팀장은 "무엇보다 학생 안전이 중요하다"며 "치안이 불안한 나라에 학생을 보낼 수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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