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이 미국의 위성항법시스템(GPS)에 대항해 일본판 GPS의 해외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일본의 히타치(日立)조선과 덴소, 일본정책투자은행 등 5개 회사는 일본판 GPS위성을 사용한 위치정보서비스를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에 보급하기 위한 업체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이들 회사는 15일 자본금 9천200만엔(약 9억4천342억원)의 '글로벌 위치측정 서비스'를 설립한다. 히타치조선이 35.87%, 일본정책투자은행이 31.52%를 출자했으며 덴소, 히타치 오토모티브시스템, 일본무선이 10.87%씩의 지분을 갖는다.
신설 회사는 앞으로 도요타나 닛산 등 9개 일본 자동차 제조사에 자동운전기술에 자국판 GPS를 적용하도록 협력을 요청할 계획이다.
일본은 지난 1일 GPS 위성 미치비키(みちびき·길잡이)2호를 발사하는 등 일본산 GPS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을까지 새로운 GPS 위성 2기를 더 쏘아올려 2010년 발사한 미치비키(1호)를 포함한 4기의 GPS 위성을 운용할 계획이다.
일본판 GPS는 기존의 미국식 GPS와 함께 사용하면 오차가 최소 6㎝ 수준에 달할 정도로 정밀도가 높은 것이 장점이다. 미국식 GPS만 사용할 때의 오차는 10ｍ에 달한다.
일본은 계획대로 GPS 위성의 추가 구축에 성공하면 내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일본판 GPS를 24시간 운영할 계획이다.
GPS는 인공위성을 이용해 위치를 측정하는 시스템이다.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이나 스마트폰의 위치측정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
미국 정부는 GPS 정보를 무료로 공개해 다른 국가들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언제 유료화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은 GPS를 이용해 해외에서 새로운 서비스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 정밀한 교통관리가 가능해지는 만큼 태국이나 베트남에서 심각한 차량 정체를 완화하는데 활용할 수 있고, 광활한 농지에 비해 일손이 부족한 호주에서는 농기계의 무인 주행에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미국판 GPS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국가들은 자국 버전의 GPS 개발에 서두르고 있다.
중국은 작년 11월 위치 정보를 파악하는 위성 'XPNAV-1'를 발사했고, 인도는 작년 6월 7번째 항법 위성을 발사해 자체 시스템 구축에 힘쓰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독자 GPS 구축사업인 갈릴레오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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