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재래닭 너마저' 600마리 살처분 예정…AI 확산에 불똥
도살 대상 방역대 반경 3㎞ 안에 제주도축산진흥원 포함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사태로 제주토종 재래닭 보전사업에도 불똥이 튀었다.
제주도 축산진흥원이 사육·보존하는 제주재래닭 600여 마리가 AI 확산 방지라는 큰 틀에서 모두 살처분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도축산진흥원은 재래닭살처분명령서가 도착하는 대로 보유한 닭들을 모두 도살 처분한다고 6일 밝혔다.
자체 인력 20여명을 동원, 재래닭에 대한 살처분이 이뤄지며, 이후 자체 폐가축 시설에서 처리키로 했다.
도축산진흥원은 7일 오전께 명령서의 송달로, 살처분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AI 확산 사태가 잠재워질 때까지 도축산진흥원에서 제주재래닭은 찾아볼 수 없게 된다.
청정 제주에 처음으로 불어닥친 전대미문의 AI 폭풍으로 고유 혈통 보존사업도 차질이 생겼다.
도축산진흥원 관계자는 "제주 재래닭을 사육하는 농가가 도내에 있어서 AI 사태가 수그러지면 재래닭을 사온 후 다시 혈통보전·육성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는 AI 확산 사태를 막으려고 양성이나 의심사례가 발생한 가금류가 있는 반경 3㎞ 이내 방역대의 가금류에 대해 살처분하고 있다.
AI 양성 반응을 보인 오골계를 제주에 반입한 한 농가가 지난달 27일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에서 오골계를 판매했고 이 오골계를 산 농가 3곳 중 1곳이 방역대 안에 있다.
판매된 오골계들도 도 동물위생시험소의 간이 검사에서 AI 양성이 의심돼 정밀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제주재래닭은 대략 2천 년 전 동남아시아 또는 중국에서 한반도는 물론 제주도까지 유입된 닭이다.
고립된 섬이라는 환경에 적응하며 오랫동안 고유의 특성을 보존한 채 현재까지 순수혈통을 이어온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축산진흥원 판단하고 있다.
축산진흥원은 1986년 제주재래닭 26마리를 구입, 2016년 현재 414마리를 고유품종으로 사육 보존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도 고유의 재래닭이 있다.
현재 유통되는 토종닭의 대부분은 성장 속도가 느리고 몸집이 작은 재래닭의 단점을 보완한 교잡종으로,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개량한 '우리맛닭', ㈜한협에서 보급하는 '한협3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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