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빅스비, 어디에 있니?"…영어 어려워 미국 상륙 지연
WSJ "빨라야 6월 말에야 출시"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삼성전자의 새로운 음성인식 가상비서 빅스비(Bixby)의 영어 버전이 미국에서 빨라야 6월 말에야 나올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삼성이 내부적으로 미국에서 5월 말에 빅스비 출시를 계획했었다고 전했다.
삼성은 지난 4월 21일 미국에서 갤럭시 S8을 출시했지만, 이 제품의 장점으로 내세운 빅스비의 영어판은 "올봄에" 준비될 것이라고만 밝혔었다.
하지만 빅스비 영어 버전이 완성되려면 앞으로 몇 주는 더 걸릴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한 소식통은 최근 빅스비 서비스 내부 테스트 결과 이 음성비서는 영어의 구문 등 문법 이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갤럭시 S8은 호평을 받았다. 안방인 한국에서 37일 만에 100만대가 팔렸는데 전작인 S7의 2배 속도였다.
삼성은 미국 시장 판매 대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산업부장(사장)은 미국에서 예약주문이 S7을 추월했다고 지난 4월 중순 밝힌 바 있다.
가상비서는 아직 스마트폰 이용자들 사이에서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시장조사회사 오범(Ovum)이 4∼5월에 아시아와 영국, 미국의 소비자 4천 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빅스비나 애플 시리 같은 가상비서 서비스를 자주 쓰는 사람은 9%에 불과했으며, 50%는 가상비서에 관해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그런데도 실리콘밸리는 음성인식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에 큰 베팅을 하고 있다. 지난해 아마존 에코 스피커의 성공은 소비자들이 기기에 말을 거는데 열려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후 인터넷에 연결된 스마트홈을 지배하기 위한 싸움은 뜨거워졌다. 스마트폰은 이런 디지털 생태계의 중심에 있다.
가상비서를 탑재한 스마트폰과 TV, 태블릿 등 기기는 2016년 35억대가 있는데 2021년이면 75억대로 세계 인구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오범은 전망했다.
이 회사의 추산에 따르면 2021년에 알파벳의 구글 어시스턴트가 시장의 23%를 점유하고 삼성의 빅스비가 15%, 애플의 시리는 13%, 아마존 알렉사는 4%를 각각 차지할 전망이다.
오범의 로넌 드레네스는 "가상비서는 향후 소비자 충성도에 중요할 것"이라며 "결국, 더 많이 쓰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빅스비의 미국 데뷔 지연이 갤럭시 S8의 판매를 눈에 띄게 떨어뜨릴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지적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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