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접받던 '우량 임차인' 은행·웨딩홀, 이젠 '찬밥신세'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은행이나 웨딩홀 등 과거 건물주들이 선호하던 '우량 임차' 업종이 시대상이 바뀌면서 찬밥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31일 수익형 부동산 정보업체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은행이나 웨딩홀, 산부인과 등 과거 건물주들이 선호하던 우량 임차 업종이 최근 폐업이 늘면서 기피 업종으로 바뀌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집계를 보면 서울지역 은행 영업점 수는 2014년 12월 5천208곳에서 지난달 3천415곳으로 34.4% 감소했다.
모바일 금융거래가 늘면서 은행들이 영업점 수를 줄이는 추세인데 넓은 임차 면적을 사용하던 은행이 폐업하면 그 자리를 메울 임차인을 찾기가 어려워 임대인이 꺼리는 업종이 됐다는 게 상가정보연구소의 설명이다.
웨딩홀도 최근 미혼 인구가 늘고 소규모 결혼식이 유행하면서 폐업이 늘어 임대인이 꺼리는 업종이 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시내에서 폐업 신고한 웨딩홀은 9곳으로, 160여 업체 중 6.3%가 문을 닫았다.
임대료가 비싼 강남 일대 웨딩홀 업체들의 타격이 컸는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집계에 따르면 강남구 청담동의 웨딩홀·웨딩업체 수는 작년 6월 152곳에서 지난달 100곳으로 약 1년 만에 34% 가량 줄었다.
병원은 여전히 우량 임차 업종이지만 미혼 인구 증가와 출산율 저하로 폐업이 늘어나는 산부인과는 사정이 다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 결과 산부인과 수는 2010년 93곳, 2011년 102곳, 2012년 97곳, 2013년 96곳, 2014년 76곳, 2015년 56곳 등 520곳이 폐업했다.
이 기간에 개원한 산부인과는 296곳으로, 폐업한 산부인과가 224곳 더 많았다.
상가정보연구소 이상혁 연구원은 "상가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떤 임차 업종을 유치하는지가 임대료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임차 업종의 트렌드 변화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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