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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쌍둥이 무사히 태어나 너무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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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쌍둥이 무사히 태어나 너무 기뻐요"

서울아산병원, 쌍태아수혈증후군 태중 치료 성공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자연임신으로 쌍둥이를 갖게 된 정담(32)씨는 임신 16주차였던 작년 12월 29일 갑자기 찾아온 복통으로 인근 산부인과를 찾아 검사를 받았다가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쌍둥이에게 고르게 공급돼야 하는 혈액이 한쪽 태아에게는 너무 많이, 다른 태아에게는 부족하게 공급되는 '쌍태아수혈증후군'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혈액을 많이 공급받는 태아는 양수과다증이나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고, 혈액이 부족한 태아는 성장이 늦어지고 양수가 부족할 수 있다.

정씨의 쌍둥이는 둘 다 위험한 상태였다. 한쪽 태아는 성장이 뒤처졌고 방광이 보이지 않았다. 다른 태아는 상대적으로 양수가 많아지고 심장기능이 떨어졌다.

입원 후에도 별다른 차도가 없어 정씨는 결국 사흘 만에 서울아산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송 다음날인 2017년 1월 1일,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 의료진은 정씨에게 태아 내시경을 이용한 레이저치료를 시작했다. 산모의 배꼽을 통해 직접 자궁 안까지 내시경을 넣어 초음파 영상을 보면서 양쪽 태아를 연결하고 있는 혈관들을 조정하는 시술이었다.

다행히 수술결과는 성공적이어서 쌍둥이는 엄마 뱃속에서 35주를 채웠고, 이달 10일 제왕절개 분만을 통해 무사히 태어났다.

정씨는 "젖을 많이 먹고 쑥쑥 자라는 의미로 '쭈쭈', 쭈쭈 옆에 또 생긴 축복 같은 아기라는 의미로 '또또'라는 태명을 지었다. 아이들이 갑자기 위험하다고 했을 때 남편과 함께 정말 간절히 기도했다"며 "새해 첫날부터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이 쌍둥이를 살리기 위한 치료에 힘써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씨의 쌍둥이는 각각 2kg, 2.2㎏의 몸무게로 지난 24일 건강하게 퇴원했다.

원혜성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 소장(산부인과)은 31일 "산모 배 속에 있는 쌍둥이에게 쌍태아수혈증후군 같은 중증 질환이 발견되더라도 조기에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해 고령과 난임 임신부들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씨처럼 아기를 지키기 위한 산모의 의지와 사랑을 접할 때마다 태아 치료에 대한 의지가 높아진다"며 "쌍둥이가 건강하게 태어나 의료진 모두가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k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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