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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고 '흥청망청'…대학축제서 '탈선'하는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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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고 '흥청망청'…대학축제서 '탈선'하는 청소년

대학가, 신분증 검사 의무화·순찰 강화…"미성년자에게 술 팔면 처벌"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고등학생들이 대학축제 주점으로 술 마시러 간다는 얘기를 공공연하게 하더라고요."

전북 익산의 원광대학교에 재학 중인 A(21)씨는 대학축제를 찾은 고등학생들의 대화를 우연히 듣고 노심초사했다.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 3명이 저녁이 되면 사복으로 갈아입고 대학 축제장의 '주점'에 간다는 은밀한 대화였다.





'대학축제의 계절' 5월이면 학생들은 소속 단체끼리 뭉쳐 술과 안주를 준비하고 축제 기간 학내에 술집을 차린다.

이런 대학 주점은 사업자로 등록한 일반 술집과 다르게 '청소년들'에게 진입장벽이 낮다.

학생들은 술집 업주들처럼 청소년 보호에 관한 교육을 받지 않는 데다 주류 판매 시 손님의 신분증을 확인해야 한다는 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학축제가 청소년이 술을 마시고 노는 '탈선의 장(場)'으로 변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이 대학 총학생회는 축제가 시작된 지난 23일 저녁 한 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고등학생들을 적발했다.

이들은 교복이 아닌 사복 차림이었고 이미 술 몇 병을 비운 상태였다.

총학생회는 미성년자를 손님으로 받은 해당 주점을 강제로 폐쇄했다.

경찰 관계자는 "축제 때만 주점을 운영하는 학생들이라도 미성년자에게 술을 판매하면 관련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다만 주류를 판매한 주체가 총학생회인지 대학 법인인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축제를 진행 중인 대학들은 주점에 미성년자의 출입을 막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원광대학교 총학생회는 미성년자 출입이 적발된 해당 주점의 간판을 내리는 '원샷 원킬' 제도를 시행하고 신분증 검사를 의무화했다.

학생회 관계자로 구성된 단속반 30여명은 주점을 돌며 미성년자로 의심되는 학생들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는 '불심 검문'도 한다.

전북대학교도 24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축제 동안 주점에 출입하는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신분증 검사를 하기로 했다.

대학에 또래보다 한 해 먼저 입학한 이른바 '빠른년생'들과 미성년자의 주점 출입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총학생회 소속 학생들로 이뤄진 '단속반'도 구성, 매일 주점을 중심으로 순찰하며 청소년의 탈선을 막는다.

전북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미성년자에게 술을 판매하는 행위는 엄연한 불법이다"며 "청소년들이 지성의 상아탑인 대학에서 잘못된 길로 나아가지 않도록 계도하겠다"고 말했다.

d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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