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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경제수장 복심은?…김동연 후보자, 두달 전 기재부 강연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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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경제수장 복심은?…김동연 후보자, 두달 전 기재부 강연 화제

3월 간부 대상 강연…4차산업혁명·사회갈등 대응 '킹핀론' 설파

'있는 자리 흩트리기' 저서에도 높은 관심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현 아주대 총장)가 지명 두 달 전 기재부 간부를 대상으로 강연한 내용이 다시금 화제에 오르고 있다.






한 개만 넘어뜨리면 나머지 아홉 개도 넘어뜨릴 수 있는 볼링의 '킹핀'을 비유로 들며 '사회보상체계'와 '거버넌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 강연 내용으로 김 후보자의 향후 행보의 방향성을 읽을 수 있었던 자리였기 때문이다.

23일 관가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 3월 29일 '김동연의 유쾌한 반란'이라는 주제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1시간가량 강연했다.

이 강연은 외부 강연자를 초청하다가, 선배를 초청하자는 아이디어로 기재부가 마련한 자리였다.

송언석 2차관과 재정·예산을 담당하는 과장·팀장급 이상 기재부 간부를 중심으로 참석했다. 예산실장, 2차관까지 역임하고 기재부를 떠난 김 후보자는 '직속 후배'를 대상으로 강연한 셈이다.

김 후보자는 EBS에서 방영했던 '강대국의 조건'이라는 다큐멘터리에 나온 역사적 사실에서 얻은 교훈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1588년 영국이 '대영제국'으로 발돋움하게 된 스페인과의 '칼레해전' 승전 비결을 설명했다.

영국이 승리의 비결인 주철대포를 혁신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원이 부족했던 '결핍' 때문이었으며, 기술을 가진 유대인인 '사람'을 중요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후보자는 로마와 카르타고의 전쟁도 예로 들었다. '칸나에 전투'에서 패배한 로마는 풍전등화와 같았지만, 결국 최후에 웃었다.

로마는 과거에 점령한 국가에 억압적 지배를 하는 대신 관용을 베풀고 다양성을 수용해서 이길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김 후보자는 영국의 역사에서 사람을 통한 혁신을, 로마의 역사에서 사회 구조에 깔린 포용을 각각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은 사람의 문제이고, 관용은 사회 구조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의 문제와 사회 구조와 관련된 핵심 해결방안, 즉 '킹핀'도 제시했다.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는 킹핀은 '사회보상체계'라고 했다. '승자 독식', '기득권 카르텔' 등을 깨부수고 보상체계를 흐트러뜨려 재구성하면 눈앞에 있는 4차 산업혁명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사회 구조와 관련해서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어떤 현상이 폭발적으로 번지는 순간) 개념을 끌어들였다.

부는 일부에게 집중돼 있고,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단절되면서 현재 우리 사회 다수는 분노를 가슴 속에 품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어떤 계기로든 이 분노가 표출되면 큰 폭발력을 가진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는 이러한 사회 구조를 해결하는 킹핀으로 의사결정 구조를 의미하는 '거버넌스'를 꼽았다. 사회보상체계와 '게임의 룰'을 누가 어떤 절차와 규칙으로 만드는지에 대한 거버넌스를 소수의 엘리트가 과점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은 그동안 김 후보자가 종종 언론에 기고했던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

김 후보자는 기재부 후배들에게 '특정한 앎의 노예'가 되면 안 된다는 조언도 했다. 기존에 알고 있는 경험이 절대적이라는 우를 범하지 말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충고였다.

이날 자리는 과거 기재부에 일했던 '올드보이'(OB)로서 후배들에게 강연하는 자리였지만, 부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정책 방향성을 제시하는 '사전 학습'의 장이 됐다는 내부 평가가 나온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시각에 큰 인사이트를 받았던 강연이었다"며 "예상하지 못했는데 공교롭게도 수장으로 모시기 전 그의 철학을 이해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기재부 내부에서는 이날 강연뿐 아니라 이달 초 김 후보자가 펴낸 저서인 '있는 자리 흩트리기'에 관한 관심도 높다.

또 다른 기재부 관계자는 "새 수장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저서에 관한 관심이 직원들 사이에 꽤 있는 것 같다"며 "구매해서 읽어 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2vs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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