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5년 전 美공화당 하원의원 포섭 시도"
'푸틴의 금품제공 대상' 지목된 로러배커…FBI도 주의요구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러시아 정보기관이 지난 2012년 '친(親) 러시아 성향'으로 꼽히는 미국 공화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의 포섭을 시도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섭 대상으로 거론된 인사는 캘리포니아 출신의 데이나 로러배커 하원의원이다. 이에 따라 당시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로러배커 의원에게 이같은 러시아 정보원들의 동향을 전하면서 "주의하라"고 경고했다고 NYT는 전했다.
익명의 정보당국자들은 "당시 미 의회내 별도의 방에서 로러배커 의원을 면담하고, 러시아가 그를 '영향 공작원(agent of influence)'으로 포섭하려 한다는 동향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영향 공작'이란 사회적 명성이나 영향력을 이용해 유리한 정책결정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로러배커 의원은 "러시아가 나를 포섭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FBI 요원들이 설명한 적이 있다"며 당시의 면담 사실을 확인했다.
로러배커 의원은 그러면서 "러시아 외교부나 정부 관계자를 만난다면 언제나 정보 요원이 따라붙는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당시 FBI 요원들에게 고맙다는 뜻도 전했다"고 덧붙였다.
미 하원 외교위 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로러배커 의원은 러시아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를 해킹했다는 주장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러시아와 대립 중인 나토를 비판한 대표적 친(親) 러시아 인사로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의 주러시아 대사로 거론되기도 했다.
최근 공개된 공화당 하원 지도부의 녹취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금품을 받았을 것으로 여겨지는 인물로 거론되면서 '러시아 스캔들'의 중심에 선 상황이다.
앞서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6월 15일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가 의회에서 폴 라이언 하원 의장을 포함한 공화당 지도부와 나눈 대화내용을 보도했다.
녹취에 따르면 매카시 원내대표는 "푸틴이 금품을 제공했을 것으로 생각하는 두 사람이 있다"면서 당시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로러배커 의원을 지목했다.
매카시 원내대표와 라이언 하원의장측은 "매카시의 언급은 농담이었다"고 일축한 상태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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