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서 임명된 한민구 장관에 "고생했다" 작별인사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이슬기 기자 = "아까 장관께서 KAMD(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 가속화 관련해서 대통령이 지침을 했다고 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을 말씀하시는 거죠"(김영우 국방위원장)
"네. 그렇습니다."(한민구 국방부 장관)
16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는 문재인 정부로 정권교체가 이뤄졌음을 실감하게 하는 자리였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 박근혜 정부 시절 임명된 군 당국자들은 이날 회의에서 9년여 만에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등 여야 의원들에게 북한의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와 관련한 사항을 보고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선 보수에서 진보정부로 교체된 권력지형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발언들이 쏟아져 눈길을 끌었다.
한 장관은 첫 질의자인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에게 "KAMD 중 L-SAM(장거리지대공미사일)을 가속할 상황이다. 대통령께서 그러한 지침을 주신 바도 있다"고 답했고, 김 위원장은 '어느' 대통령인지 재차 확인했다.
회의에서는 여야 할 것 없이 한 장관의 노고를 평가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문 대통령이 새 정부 조각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물러날 한 장관을 향한 '작별 인사'처럼 느껴지는 풍경이었다.
이종명 의원은 "긴 기간 중책을 맡느라 고생 많으셨다. 성과와 아쉬운 점, 차기 정부가 보완해줬으면 하는 점을 말씀해달라"고 요청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도 "대통령 궐위 상태에서 대단히 임무 수행을 잘하셔서 대과 없이 마무리 지으실 텐데 지금 정부나 후임자에게 몇 가지 문제에 대해 우국충정의 마음에서 인계인수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당부했다.
한 장관은 "정부가 바뀌고 장관이 바뀌더라도 군 장병과 주요 간부들은 계속 이어가는 것이기에 국방에 소홀함이 없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평소 국방위에서 거친 설전을 벌였던 정의당 김종대 의원과 한 장관의 대화도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이 먼저 "어쩌면 이것이 마지막일지도 모르겠다. 제가 많이 괴롭혀드린 것 같은데 혹 서운한 마음이 있으신가"라고 묻자, 한 장관은 "그렇지 않다. 국가안보를 위한 입장에서 말씀하신 것으로 생각한다"며 웃음으로 넘겼다.
김 의원이 이에 "장관도 사람인데 서운해야 정상 아니냐"고 묻자, 한 장관은 "그 정도를 서운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장관직을 해서 되겠느냐"며 답했다.
반면 한 장관은 박근혜정부 핵심인사였던 무소속 이정현 의원과 신경전을 벌여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의원은 대선 전 국방부가 제출한 북한 미사일 보고서와 이날 제출한 보고서를 비교하면서 "두 달 사이 국방정책을 바꿔서야, 이렇게 '팔랑귀'여서야 어떻게 국민이 안심하고 믿겠나"라고 질타했고, 한 장관은 정치적 고려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대선 이후 공수가 바뀐 상황에서 열린 첫 국회 상임위였지만, 공방을 벌이기보다는 평소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는 원칙을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문 대통령의 핵추진 잠수함 공약을 크게 환영한다"면서 "필요하다면 국회 차원에서도 핵추진 잠수함 도입에 함께 나서야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110분간의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국방위원회는 북한 도발이 있다든가 유사시에는 언제든지 열려야 하고 또 열릴 것"이라면서 "그렇기에 한민구 장관이 참석하는 마지막 국방위원회라는 전제를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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