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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도시바, 반도체 매각작업 혼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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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도시바, 반도체 매각작업 혼돈 속으로

WD 중재신청에 매각 급제동 우려…감사법인과 대립도 여전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그룹 해체 위기에 처해 반도체 부문을 팔아 재건을 추진 중인 도시바(東芝)의 앞길에 암운이 짙어지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16일 진단했다.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놓고 반도체를 공동생산하는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국제중재재판소(ICA)에 매각중지 신청을 했고, 도시바의 결산을 둘러싸고는 감사법인과 대립을 해소하지 못해서다.




대형은행들은 도시바의 표류에도 "협조융자를 계속하겠다"고 밝히고 나섰지만 일본 5대 은행이 쌓은 대손충당금만 2천200억엔(약 2조2천억원)으로, 융자지속을 향한 '단일 대오' 형성이 흔들리는 기류다.

무엇보다 동업자 WD가 국제상공회의소 산하 ICA에 매각 중지 신청을 하면서 빨리 팔고 싶어하는 도시바 측의 의도에 급제동이 걸릴 수 있는 상황이다. WD는 도시바메모리 매각 입찰에 참여하면서도 "매각에 거부권을 갖고 있다"며 독점교섭권을 요구하다 거부되자 중재신청을 냈다.

중재에는 과거 일본 기업 사건에서 최대 4년까지 걸린 사례도 있어 도시바가 기대하는 내년 3월 이전 매각이 무산될 수 있다. 이 경우 도시바는 채무초과를 해소하는 데 실패하면서 상장폐지로 내몰릴 수 있다.

도시바는 19일 예정된 2차 입찰을 강행하겠다며 "입찰 후보들에게 정당성을 설명,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지만 도시바와 WD는 회복불능 상태의 관계악화설이 나돈다.

2차입찰 연기설도 도는 가운데 도시바가 WD를 인수후보로 택할 가능성은 작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다만 일본 관민펀드 산업혁신기구와 미국 투자펀드 KKR 중심의 '미일연합'에 WD가 참여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어찌됐든 이번 중재 신청으로 향후 매각 절차의 불투명성은 훨씬 높아졌다. 특히 도시바가 WD가 아닌 곳에 매각을 서두르면 WD가 긴급중재나 일본내 매각정지 가처분 신청 등으로 맞대응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WD는 경쟁 진영의 응찰액이 최대 3조엔에 이른다는 관측에 대해 위기감을 보인다. WD는 1조6천억엔이라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해 도시바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향후는 ICA의 동향이 주목을 끈다. 중재 수속에 들어가도 도시바는 매각 협의를 진척할 수 있지만, 후유증을 낳을 수 있어서다. ICA의 결정은 강제력이 있으므로 WD의 주장이 인용될 경우 매각이 백지화될 수 있다. WD 이외의 입찰 후보가 인수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회계법인과의 대립도 큰 숙제다. 회계법인이 도시바를 믿지 못하는 신뢰의 위기다. 도시바는 3월말 채무초과에 빠졌기 때문에 도시바는 규정에 의해 8월 이후 도쿄증시 1부에서 2부로 강등된다.

매각 지연으로 내년 3월말까지 채무초과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주식은 상장 폐지된다. '특설주의시장종목'에 지정돼 있어, 내부관리 체제 개선이 안 됐다고 판단하면 그 이전에라도 상장 폐지된다.

금융청에 의무적으로 내는 2016회계연도 결산 유가증권보고서도 기한인 6월까지 감사법인 승인을 얻을 수 없으면 상장폐지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일본 정부의 개입도 변수다. 도시바는 어떻게 해서든지 단시일 내에 비싼 값에 팔고 싶어 하지만 일본과 미국 정부는 중국계 등 외국 제조업체로 도시바메모리가 넘어가는 것에 제동을 걸려고 한다.

미일연합 구성도 순조롭지는 않다. 이 연대 제의를 받은 일본의 여러 대기업은 고사했고, 현재는 후지쓰 정도만 의지를 보여 도시바가 원하는 최저 2조엔 응찰액 마련조차 쉽지 않다.




이처럼 미일연합 구성이 난항을 겪으며 인수자금 마련도 어렵게 되자 일본정부가 후원하는 산업혁신기구 자체가 도시바의 2차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NHK가 이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국 SK하이닉스나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미국 브로드컴 등 나머지 후보들은 입찰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폭스콘은 미일 정부의 기술유출 우려를 극복하고자 폭스콘 진영에 자회사이면서 원래 일본기업인 샤프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tae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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