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에서 '욜로' 다루기…'무도'는 소비 이상의 의미 담아낼까
1부는 '공감' 부족…'히든카드'가 의미 찾는 열쇠 될 듯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의미 없는 과소비 잔치로 끝날까, 아니면 또 한 번 깨달음을 주는 '히든카드'가 있을까.
지난 13일 방송된 MBC TV '무한도전'의 '히든카드-욜로 특집'은 최근 '핫'한 라이프 스타일인 '욜로'를 전면에 내세웠다.
욜로(YOLO)는 You live only once의 약자로, 현재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를 뜻한다. 한 번뿐인 삶에 충실하자는 의미이지만 비틀어 보면 불확실한 미래에 부딪힌 젊은이들에게 '흥청망청' 소비를 부채질하는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욜로를 기치로 내건 다수 예능이 '여행 가서 먹고 사고 쉬고'의 반복된 패턴을 따른다.
'무한도전'의 욜로 특집도 1부만 봐서는 단순한 과소비에 지나지 않았다.
멤버들은 갑자기 주어진 카드를 쓰며 최소 399만9천990원 이상일 한도를 넘지 않기 위해 두뇌 싸움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스쿠터, 자전거, 드론 등 고가의 물품을 거침없이 사들이고 심지어 금액을 맞추려고 편의점에서 불필요한 제품들까지 챙겼다.
방송 후 일부 누리꾼은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네이버 아이디 'wesb****'는 "욜로가 돈 펑펑 쓰라는 뜻이었느냐'고, 'choh****'도 "연예인한테 (저렇게 소비만 하는) 욜로가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또 유재석이 음주 운전으로 물의를 빚고 하차했던 노홍철과 통화하는 모습을 놓고도 갑론을박이 벌어지면서 욜로 특집은 어쨌든 화제 몰이에 성공, 전국 평균 시청률(닐슨코리아)이 12%를 기록하며 오랜만에 10%를 넘었다.
대부분의 특집마다 가볍지않은 의미를 담아왔던 김태호 PD가 욜로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을 때는 시청자의 이런 비판도 예상했을 것이다. 다음 주 방송될 2부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이는 '히든카드'가 무엇일지에 관심이 더 쏠리는 이유다.
한 방송가 관계자는 15일 "1부만 봐서는 오해만 남길 소지가 다분하다"면서도 "국내 예능을 대표하는 '무도'인 만큼 다음 주 소비에 대한 의미를 담은 반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포맷의 올리브TV '어느날 갑자기 백만원(이하 백만원)'도 지난 11일 첫 방송 후 같은 비판에 직면했다.
악동뮤지션, 택연, 박준형, 신동은 갑자기 얻은 100만원으로 각각 세부 여행, 미국 여행, 출산용품 구매, 먹방에 나섰다. 100만원으로 미국 항공권부터 렌터카까지 해결하며 청춘의 패기를 보여준 택연을 제외하면 큰 의미를 전달하지 못했다는 평이 다수다.
'백만원' 논란에서 MBC '행복주식회사-만원의 행복'(2003∼2008)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다.
'만원의 행복'은 스타들이 단돈 1만원으로 1주일을 버티는 모습을 그려 절약에 대한 공감을 끌어냈다. 그러나 '백만원'에서 100만원은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고, 출연진이 그 돈을 꼭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아니기 때문에 공감도 의미도 얻지 못하고 있다.
방송가 관계자는 "소비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그렇게 큰 금액이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프로그램인데 그들이 100만원이라는 가치를 낮게 보게 될까 봐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올리브TV 관계자는 "다양한 소비 패턴을 담자는 취지였는데 첫 회에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며 "그렇다고 출연진에게 가이드라인을 주면 재미가 없어진다. 촬영이 진행될수록 택연 같은 건강한 소비 패턴이 많이 담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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